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1% 하락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1월에 전달 대비 같은 수준(0%)을 기록한데 이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월 대비 미 CP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년 같은 달보다는 1.9% 상승했다. 전년 동기대비 CPI 상승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8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2.2% 상승했었다.
지난달 CPI 하락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락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미 에너지 가격은 전달보다 3.5% 내렸으며 이는 2016년 2월 이후 최대폭의 하락이다. 특히 가솔린은 7.5%나 떨어졌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 대비 0.2% 올랐다. 석 달 연속 같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대비 근원 CPI는 2.2% 상승했으며 두 달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AP통신은 “견조한 수준의 미 경제가 아직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여유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크지 않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면서 인내심을 가질 것(will be patient)”이라고 밝혀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