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등의 영향으로 최고점 대비 3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집계 기준으로 총 163조866억원이다. 이는 9·13대책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가격(166조6,222억원)에 비해 3조5,356억원 감소한 수치다. 재건축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자 지난해 11월 조사에서는 시가총액이 164조7,110억원으로 2조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후 12월에는 다시 1개월 만에 1조6,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재건축 시장의 약 91%가 몰려있는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4구의 재건축 시가총액이 지난해 10월 대비 3조6,726억원 줄어들며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당분간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시가총액이 20조원 이상 불어난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2017년 말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142조3,732억원이었다.
실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매수세가 끊기고 급매물이 나오면서 시세가 고점 대비 2억∼3억원 이상 떨어진 곳이 많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8㎡는 지난해 최고 18억5,000만원까지 팔렸으나 현재 15억 초·중반대로 3억원 이상 떨어졌고, 전용 84㎡도 지난해 최고가 대비 3억5,000만원가량 낮은 17억원짜리 급매물이 최근 나오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현재 16억5,000만∼17억원으로 호가가 떨어졌다. 이 단지는 9·13대책 전 19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세가 위축돼 급매물도 쉽게 안 팔리는 분위기”라며 재건축 단지의 호가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