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한 대형 호텔에서 불이나 1명이 숨지고 최소 19명이 다쳤다.
14일 오후 4시 56분께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불이 났다.
호텔 지하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건물 벽면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
소방당국은 오후 8시 7분께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화재 발생 4시간 만인 오후 8시 46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그러나 화재 진압 과정에서 호텔 직원 김모(53)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대피 과정에서 투숙객과 직원 15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고,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대원 4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부상자 19명 가운데 3명은 중상이다. 중상자 중 일부는 의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부상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화재 직후 대피하지 못한 일부 투숙객이 객실 난간에 매달려 구조를 요청해 소방당국이 지상에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하기도 했으나 안전하게 구조됐다.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은 뒤에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객실을 일일이 돌며 확인 작업을 벌였다.
특히 “호텔 시설 담당자인 김씨가 보이지 않는다”는 호텔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라 김씨를 찾기 위해 전방위 수색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오후 8시 30분께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은 호텔 지하 1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최초 신고는 호텔 지하에서 불꽃이 보이고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검은 연기가 인근을 뒤덮으면서 주민들도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총동원되는 ‘대응 1단계’에서 충남 전체와 다른 시·도 소방인력과 장비까지 지원하는 ‘대응 2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진화를 벌였다.
인근 충남 아산과 공주는 물론 경기 평택소방서에서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데다 상가가 밀집해 있고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호텔 주변은 한때 퇴근 차량과 소방차 등이 뒤엉켜 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다.
천안시는 오후 5시 20분께 ‘라마다호텔 대형화재로 우회 통행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 30분 현재 불길을 모두 잡고 잔불 정리작업을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이 난 호텔은 도심 한복판에 있는 대형 호텔”이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객실 곳곳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호텔은 지하 5층·지상 21층, 건물면적 2만5천369㎡, 객실 수 420실 규모로, 지난해 9월 개장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객실 수색작업이 끝나는 대로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계획이다.
특히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