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위험의 외주화 막는 ‘김용균법’ 공포…내년 1월 시행

30년만에 전부 개정…원청 사업주 안전보건 책임 대폭 강화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여야 3당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 김용균씨의 직장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김용균 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여야 3당이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 김용균씨의 직장동료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약 30년 만에 전부 개정돼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15일 공포됐다. 개정법은 고 김용균씨와 같은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장과 시설, 장비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진 도급인(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의 범위를 현행 화재·폭발·붕괴·질식 위험이 있는 22개 장소에서 도급인 사업장 전체와 도급인이 지정·제공하고 지배·관리하는 장소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곳으로 늘렸다. 태안 화력발전소의 경우 현행 22개 위험 장소에는 속하지 않으나, 개정 산안법상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다.


개정법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 사망사고를 5년 내 2차례 이상 초래할 경우 형벌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된다. 법인에 대한 벌금형 상한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도급인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때 처벌도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했으며, 하청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도급인의 처벌을 하청 사업주와 같은 수준으로 높였다.

관련기사



또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현행 사내도급 인가 대상인 도금, 수은·납·카드뮴 제련·주입·가공·가열, 허가 대상 물질 제조·사용 등 작업의 사내도급도 금지됐다. 다만, 일시·간헐적 작업이거나 하청의 전문성이 있고 도급인의 사업 운영에 꼭 필요한 작업일 경우 노동부 장관 승인하에 예외적으로 사내도급이 가능하다. 또 개정법에 따르면 화학물질 제조·수입업자가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는 ‘물질안전보건자료’ 기재 사항 중 화학물질 명칭과 함유량을 비공개로 할 경우 노동부 장관의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 비공개로 하더라도 위험수위를 가늠할 수 있도록 대체 명칭 등을 기재해야 한다.

건설공사 발주자에 대해서도 공사 계획 단계에서 안전보건 대장을 작성하게 하고 설계·시공 단계에서 이행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등 책임을 강화했으며, 이 밖에 기업의 산재 예방 시스템이 사업장 단위가 아닌 기업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작동하도록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대표이사가 기업의 안전보건 계획을 세우고 이사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게 했다. 산안법의 보호 대상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뿐 아니라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플랫폼 활용 배달 종사자로 넓혔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도 명확히 하고 작업의 위험성 평가에 노동자도 참여하게 했다.

개정 산안법은 공포 이후 1년 뒤인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된다. 대표이사의 안전보건 계획 수립 관련 규정은 2021년 1월 1일, 물질안전보건자료 관련 규정은 2021년 1월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동부는 개정 산안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 현장에서 설명과 홍보 활동을 하는 한편, 노·사 양측과 전문가 등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입법예고 하기로 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