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위성사진과 정보 당국의 정보들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실험 중단 이후 여러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빠르게 대량생산해왔다고 보도했다.
비확산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용히 무기를 강화하면서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핵보유국으로 용납될 수 있는 외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해석했다. 특히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핵 목록 공개 및 사찰 없이는 북한의 실제 무기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협상 교착 상태의 틈을 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실험 없이도 진전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서 활동했던 비확산 전문가인 멀리사 해넘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둔화하거나 멈췄다는 징후는 없다”며 “오히려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제재로 경제가 위축될 수 있지만 핵 프로그램에 손상을 가하지는 못했다”면서 “지난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축소시킬 정도의 정치적·경제적 압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이러한 이중적 행보로 미국의 대북 협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CNN은 지난주 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으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번주 2차 정상회담 세부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