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달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최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16일 “밑천도 다 드러났고 하는 데까지 할 수 있는 것까지 다 했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진짜 나가는 것이냐, 아니냐’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나가고 싶고, 나가겠다고 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행에 옮겼으며, 이번에는 가능하리라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탁 행정관은 “기획자이며 연출가가 일을 그만둘 때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일이 끝났거나, 더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거나, 입금이 안 됐을 때”라며 “새 감성과 새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며, 저도 다시 채워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의전비서관 등용설에 대해서도 “의전비서관 자리를 두고 걱정과 우려가 크신데 안 그러셔도 된다. 제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탁 비서관은 ‘대체할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20개월 동안 혼자 일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 행사는 찻잔 하나를 놓는 일이라고 해도 고민과 협업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며 “누구 한명 빠졌다고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청와대는 대통령 한 사람을 빼고는 누구든 언제든 대체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왜 이렇게 (나의 거취가) 화제가 되는지도 생각해봤는데, 언론에서 화제로 만들어 줬다. 그냥 지나가도 화제, 얼굴만 비춰도 화제, 얼굴이 안 보여도 화제가 돼 있더라”라며 “‘너는 왜 화제가 됐느냐’고 묻지 말아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탁 행정관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서는 “수리됐다는 얘기를 못 들었다”고 말했다. 수리가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