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속에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낙폭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해 최고점 대비 올 1월 기준으로 3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 강동구 노후 아파트 시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114에 의뢰해 ‘9·13대책’ 이후 올 1월11일까지 4개월간 서울 아파트값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일반 아파트는 1.99% 소폭 상승하며 버텼지만 재건축은 0.2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건축 단지는 추진위 설립이 된 아파트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0.93%)를 제외한 강남 3구 재건축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다. 강남구가 -0.74%, 송파구는 -0.18% 기록했으며 특히 강동구는 -2.77%로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실제 지난달 말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 전용 99㎡는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최고가 16억3,000만원에서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길동 신동아 전용 102㎡도 지난해 9월 초 7억9,800만원에서 12월 7억1,000만원으로, 전용 72㎡는 9월 6억 5,000만원에서 11월 3억600만원으로 각각 실거래가가 내려갔다. 억대 하락 폭은 비슷해도 강남 3구보다 매매가격이 적은 강동구가 하락 비율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시가총액도 3조원 이상 줄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집계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총 163조866억원으로 역대 최고점인 지난해 10월 166조6,222억원 대비 3조5,356억원 감소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더 큰 폭으로 올랐던 강동구 재건축 아파트부터 버티지 못한 매물가격이 급격히 빠지고 있다”면서 “공시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의 매물이 본격 출하되면 일반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