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성이 영화 ‘메이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다. 연애를 어려워하는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영화 ‘메이트’ (감독 정대건)에서 정혜성은 가진 건 마음 하나뿐이라 계속 사랑 하고 싶은 여자 은지로 열연했다. 매번 사랑에 속지만 사랑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이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 ‘메이트’는 더 이상 상처받기 싫은 남자 준호(심희섭)와 가진 건 마음 하나뿐인 여자 은지(정혜성)의 달콤씁쓸, 현실공감 연애성장담을 그린 영화다.
스크린 첫 데뷔작 인터뷰에서 만난 배우 정혜성은 “제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은지 역할에 있어서 공감되는 부분과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트’를 꼭 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꼭 이렇게 연애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본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저는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 현실적인 대본이라고 느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관객분들이 느꼈으면 하는 게 ‘이 둘처럼 연애하지 말자’ 이다. 20대 중후반 제 또래들을 보면, 연애 하는 걸 어려워한다. 사회 초년생이라 모든 게 불안정해서 자신의 인생도 버거운데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그러면서 생기는 실수가 있다. 그게 지나고 나면 사랑이라고 다가오기도 한다. ”
“좀 더 감정적으로 불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그들은 하는 동안엔 몰랐고,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게 바로 ‘사랑’이다. 그 당시에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쿨하게 연애를 하려고 하지만, 결국 후회가 남는다. 똑같은 하나의 본질이긴 하지만 뜨겁게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저 역시 그렇다. 개인적으로 소위 말하는 ‘썸’을 타진 않는다. 뜨겁게 사랑하는 스타일이다.”
정혜성은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메이트’에서 프리랜서 칼럼니스트 은지 역을 맡았다. ‘메이트’ 속 ‘준호’와 ‘은지’의 솔직하고 담담한 어투의 대사들은 한마디, 한마디 공감을 자아내며 현실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의 온기를 전한다. 특히, “돈도 펑펑 못 쓰는데, 마음이라도 펑펑 쓰면서 살아야지”라는 대사는 ‘은지’의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내는 대사이다.
정혜성은 “‘마음이라도 펑펑 쓰면서 살아야지’라는 대사에 공감했다”며 “각박한 현실이지만,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두드린다면, 혹은 누군가에게 마음이 향한다면, 후회하지 말고 사랑에 용기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은지는 한 남자에 마음을 붙이지 못한 채, 또 다른 남자를 향한 마음의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 왜 이렇게 갈팡질팡 하는 걸까? ‘은지’의 마음을 열렬하게 대변한 정혜성은 “준호가 은지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는 답을 내 놓았다.
“준호랑 연애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툭툭 던지는 말들이 상처받게 한다. 준호가 ”넌 애인도 아닌데 그렇게 굴지 마.“라고 말하거나, ‘다른 남자한테 연락이 왔는데 만나도 될까?’라고 물어보면 ”만나 봐”라고 답하지 않나. 분명히 남자친구라고 생각해서 다가가면 준호는 한걸음 물러난다. 은지가 뜨겁게 대할 때, 준호가 한 걸음씩 툭툭 던지듯 물러서는게 은지가 더 다가가지 못하게 한다. 결국은 우리 관계가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 관계가 아니구나란 생각이 드는거다. 그렇게 되면 은지도 불안해지면서, ‘이렇게 만나게 되는 걸까’란 생각이 생기면서 끊임없이 서운한 마음이 들게 되는거다. 물론 은지도 사회 현실이 편안했으면 또 달랐을지 모르겠다. 준호나 은지 모두 현실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다. 연애 상대를 책임지기도 버거울 만큼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극 중 두 사람은 연인도 친구도 아닌, 말 그대로 청춘 ‘메이트’ 관계를 이어간다. 정혜성의 시선으로 보면 답답한 구석도 있지만, ‘메이트’의 강점은 남자의 시선으로 연애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정혜성 역시 쉽게 볼 수 없는 남자의 연애 시각인 점이 매력적인 영화이다고 설명했다. 열린 결말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았다. 그는 “상상하기 나름이라 매번 볼 때마다 결말에 대한 상상이 달라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저는 좋은 것 같아요. 당시 영화를 찍으면서 상상했던 결말과 지금 상상하는 결말이 다르다. 촬영 당시엔 준호와 은지가 안 만났을 것 같았다. 다음 사람을 만나고 있겠죠. 시간이 지나고 나니 준호랑 은지가 다시 만나고 있을 것 같지 않아요? 준호 성격이 어디 안 가니, 찌질 찌질하게 명확하지 않게 계속 만나고 있을것만 같다. 준호랑 은지가 사회적으로 안정 된 다음에 다시 만난다면? 글쎄요. 우리 엔딩 이후 다시 만나서 성공까지 가는 거면 참 좋을 것 같다. 각자 자리를 잡아가면서 인생을 공유하고 힘이 되어주는 것 아닌가. 인생을 함께 해가는 게 가장 예쁜 사랑이고 제가 추구하는 것이다. 너무 ‘짱’일 것 같다. 숨만 쉬어도 서로의 마음을 알 것 같은 관계 아닌가. ”
정혜성은 스크린 데뷔작인 이번 영화에 대한 애정이 컸다. “영화를 보고 나니 아쉬움이 남는다”는 솔직한 말도 전했지만 호흡을 맞춘 심희섭과의 작업은 행복한 시간이었단다. 한마디로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심희섭의 심플하면서도 볼수록 매력적인 ‘끌림’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희섭 오빠는 귀여움 속에 남자(?)가 들어있어서 미소가 기대되는 배우이다”는 평을 남겼다.
“전주국제영화제때도 보고, 최근에 시사 하면서 ‘메이트’ 영화를 다시 봤다. 제 주변 지인들도 같이 봤다. 영화 초반에 괜찮다고 느꼈던 게, 오빠의 음흉한 미소라고 해야 하나. 오빠가 웃고 있는데, 여러 가지 느낌이 드는 거다. 귀여운데 그 안에 뭔가가 있었다. 지인들이 하늘 말이 희섭 오빠의 미소가 기대되니까, 겉으로 보면 찌질해보이는 주인공인데 매력이 보여서 계속 보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난 은지와 준호 둘이 햄버거 먹는 장면이 제일 예쁘게 느껴졌다.”
정혜성은 2009년 MBC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로 데뷔한 10년차 배우다. 데뷔 이후 드라마와 예능, CF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해왔다. 그는 ‘메이트’ 이후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드라마를 많이 했는데,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다.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영화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