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부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사고의 사망자 수가 94명으로 늘었다고 밀레니오 TV 등 현지 언론이 보건당국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건부는 이날 중화상을 입은 46명이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부상자 중 2명은 미국 텍사스 주 갤버스턴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사고는 지난 18일 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의 구멍 난 송유관에서 새어 나오는 기름을 인근 주민들이 양동이 등으로 훔쳐가는 과정에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불기둥이 치솟기 직전 송유관에서 기름이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약 800명이 기름을 담으려고 한꺼번에 몰려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현장인 틀라우엘릴판 주변에서는 2017년 38개, 2018년 23개의 불법 구멍이 적발됐다.
멕시코의 경제를 좀먹는 석유 절도는 유서가 깊다. 작년 12월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석유 절도 행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최근 주요 송유관의 가동을 중단하고, 저유소나 유통센터 등에 군을 투입해 ‘석유 절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가 운영하는 송유관에 구멍을 뚫거나 내부 직원의 공모 아래 정유소와 유통센터 저유소 등지에서 불법적으로 빼내는 석유 규모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3,5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기름 절도범들이 불법적으로 전국의 송유관에 뚫은 구멍만 1만4,894개에 달한다. 절도범들이 하루 평균 41개 꼴로 구멍을 뚫어온 것이다. 이번에 폭발 참사가 난 이달고 주에서는 다른 주 평균보다 많은 2,121개의 구멍이 발견됐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