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기준금리 연 1.75%로 동결…경기우려에 일단 관망

세계경제 리스크 확대에 성장전망 하향 움직임

한은 당분간 지켜볼듯…美 연준 통화정책 관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동결은 금융시장 예상과 맞아 떨어지는 결과다. 한은은 24일 오전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한은은 추가금리 인상에 관한 언급을 줄이는 등 부쩍 금리 인상을 선호하는 ‘매파’ 분위기를 지워나가고 있다. 대신 거시경제 안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가 만족스럽지 못한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성장률은 한은 전망대로 2.7%를 달성했지만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고, 연초 3.0% 전망과도 상당히 멀어진 값이다.

올해도 출발부터 수출이 감소하는 등 전망이 밝지는 않다. 세계 경제 전망도 점차 어두워지고 있는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황에 한은이 서두를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번 금통위 회의(작년 11월 30일)에서 금리 0.25%포인트를 인상한 효과를 파악할 필요도 있다.


금융시장에선 한은이 당분간은 몸을 살짝 뒤로 빼고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크므로 어디로도 움직이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점을 고려해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연 3.5%로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세계 경제의 흐름을 피하기 어려운데다, 반도체 경기도 예상보다 빨리 꺾이고 있다. 게다가 우리 경제에 그동안 성장세를 끌어온 수출의 공백을 채울 요인도 마땅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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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에 정부 재정이 깜짝 힘을 발휘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정책 효과이므로 지속하기 어렵다. 투자는 지난해 조정폭이 큰 데 따른 반등 정도만 노려볼 수 있겠다. 결국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기존 전망치(2.7%)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목표(2%)에서 멀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수요 측면에서 상승 압력도 좀처럼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을 압박하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부담도 다소 완화되어 한미 금리 차가 1%포인트를 넘는 시점이 미뤄졌다. 미 연준은 경기침체 우려가 증폭되고 금융시장이 출렁이자 이달 초 급격히 돌아섰다. 금융시장에선 연준도 1분기에는 일단 동결하며 지켜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은이 당장 통화정책 방향을 틀어서 금리인하를 타진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주열 총재도 통화정책 메시지에서 금융안정과의 균형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미 연준의 긴축이 끝났다고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 인상을 포기할 수는 없다. 내외금리차가 벌어지면 충격의 강도가 강해질 위험이 크고, 자본 유출이 실제 발생하면 금융 위기도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틀어쥐고 있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받쳐주고 있다보니 작은 불씨도 크게 번질 수 있어서다. 이미 위험수위에 도달한 가계부채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는 올해 한은 금리동결 의견이 우세하지만 일부 예측이 엇갈린다. 하반기 인상을 전망하는 기관이 있는 한편 상황변화 시 인하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이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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