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LG생건 '차'의 질주는 멈추지 않는다

작년 영업익·화장품 해외매출 등

LG생활건강, '트리플 1조' 달성

후·숨37도·오휘 등 브랜드로

초럭셔리 마케팅 성공 이끌어

차석용표 M&A 시너지도 주목




LG생활건강이 지난해 1조 원 ‘트리플’ 왕관을 썼다. 한 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돌파했고 4·4분기 화장품 매출도 1조 원을 찍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은 사드 보복 여파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가운데서도 견고한 성장을 이뤄내며 해외 매출로도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2018년 영업익·화장품 해외매출·4분기 화장품 매출 모두 1兆 넘겨=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1.7% 증가한 1조 393억 원을 달성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0.5% 성장한 6조 7,475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4년 연속 성장했다. 지난해 4·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 가량 상승한 1조 6,985억 원을 기록했다.


7조 원에 가까운 지난해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은 화장품 부문에서 나왔다. 화장품 사업의 연간매출은 전년 대비 19.1% 성장한 3조 9,054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한 7,827억 원을 기록했다. 4·4분기 화장품 사업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2% 성장한 1조 501억원을 기록, 분기 최초 1조원 타이틀을 거머줬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부문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25%에서 지난해 32%로 늘어나며 사상 최초로 1조 원을 기록했다.

음료사업에서는 코카콜라·파워에이드 등 대표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신제품 출시 효과도 봤다. 지난해 출시한 아몬드 음료인 ‘아데스’ 등이 시장에 안착하며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음료사업의 매출은 1조 3,809억 원, 영업이익 1,362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6%, 7.1% 증가했다.


생활용품 부문의 지난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소폭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비효율적인 사업의 몸집을 줄인 결과 4·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9% 성장한 3,398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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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5%만 겨냥한다…비결은 ‘초럭셔리’ 마케팅=LG생활건강은 사드 보복의 ‘무풍(無風) 지대’임을 이번 공시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화장품 사업의 해외 매출 중 절반은 중국에서 나오고 있는데 지난 4·4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4% 성장했다. 전체 해외 화장품 사업이 같은 기간 47%의 매출 성장을 이룬 것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럭셔리 브랜드 ‘후’는 중국 매출의 견인차다. 2006년 중국에 상륙한 후는 고급화 이미지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혔다. 국내에도 수많은 한방 화장품 브랜드가 있지만 후는 ‘궁중’에 초점을 맞추고 ‘VIP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2017년에는 중국 베이징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국은 물론 싱가폴·홍콩 등 아시아 각지에서 200여 명의 인사를 초청해 ‘후 궁중연향 인 베이징’을 개최했다. ‘후’의 대표 라인인 ‘비첩’의 스토리와 성과를 해외에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장을 궁궐처럼 연출해 후가 추구하는 럭셔리 이미지를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자연·발효화장품 ‘숨’ 역시 럭셔리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히며 ‘제2의 후’로 도약을 꿈꾼다. 숨은 브랜드 내 고가라인인 ‘로시크숨마’를 지난 4·4분기 중국 현지에 론칭했으며 ‘오휘’도 최고급라인 ‘더 퍼스트’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2, 제3의 후 키우고 M&A 성과 내기=LG생활건강은 올해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견고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후·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는 동시에 후를 이를 차세대 브랜드를 육성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한방화장품 럭셔리 브랜드인 ‘사가秀(수)’와 프리미엄 브랜드인 ‘수려한秀(수)’을 아우르는 패밀리 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사가수와 수려한을 통합해 ‘秀(수) 한방’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여 중국 소비자들에게 한방화장품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M&A 귀재’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의 전략도 새해 관전 포인트다. 2005년 취임한 후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해 수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킨 차 부회장은 지난해 AVON JAPAN, 에바메루 등 일본 화장품 업체 2곳을 비롯해 총 3건의 인수합병을 완료했다. 올 초에는 자회사 더페이스샵을 통해 AVON 중국 광저우 공장을 인수하면서 중국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새해에는 차 부회장이 그간 인수한 기업들에서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이끌어내고, 나아가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LG생건의 기업 가치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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