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열혈사제’가 SBS 금토드라마의 첫 타자로 나섰다. 동 시간대 예능프로그램과는 또 다른 묵직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을 찾겠다는 ‘열혈사제’의 도전이 과연 성공으로 끝날 수 있을까.
2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드라마 ‘열혈사제’ 이명우 감독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바보 형사가 살인 사건으로 만나 공조수사를 시작하는 코믹 수사극으로 ‘굿닥터’, ‘김과장’을 통해 필력을 선보인 박재범 작가와 ‘펀치’, ‘귓속말’ 등을 연출한 이명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날 이명우 감독은 박재범 작가와의 첫 호흡에 대해 “박재범 작가는 기존 드라마들과 다르게 사회, 정치적 이슈들을 코믹하게 풀어내는데 특화된 분이다. 이야기하려는 주제는 동일하지만 풀어가는 방법이 다른 만큼 서로를 알아가고 작품의 톤을 같이 맞추는 과정이 있었다”라며 “처음 작품한 것치고는 호흡도 좋다. 그동안 잊고 있던 코미디에 대한 감각도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극을 이끄는 각 캐릭터도 캐스팅 단계에서 공을 들였던 만큼 만족스럽다는 평이다. 타이틀롤을 맡은 가톨릭 사제 김해일 역에는 김남길이, 바보 형사 구대영 역은 김성균이 맡았다. 여기에 그들을 막는 파이팅 넘치는 욕망검사 박경선 역에 이하늬가 캐스팅 됐다.
이명우 감독은 “‘사제’ 역을 캐스팅하는데 큰 이견은 없었다. 묵직한 주제를 바탕으로 그것을 너무 무겁지 않게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유연성 있는 배우를 찾았고,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김남길이었다”라며 “김남길이 캐스팅 됐을 때 굉장히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김남길은 멋있는 작품을 많이 한 배우지만 코믹 연기도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라며 “실제로 만나고 현장에서 촬영해보니 내가 생각한 것의 10배 이상의 코믹함을 가지고 있더라. 현장이 정말 재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코믹한 이미지와 서늘한 이미지가 공존하는 배우’라고 김성균을 평한 이 감독은 “극 중 코믹을 담당해줘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같은 연기도 더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고민했다”라며 “제작진이 욕심을 많이 낸 캐스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SBS반면 이하늬는 변칙에 가깝다. 그는 “수사권을 갖고 있는 검사가 중대한 사건 앞에 심층적으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열혈사제’는 정공법 서술방식 보다는 사건을 변칙적으로 바라보고 코믹적인 상황 전개로 표현하기 때문에 이것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다”라며 “자칫 미워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사랑스럽게 보이게 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이하늬는 밝고 건강하면서도 밉지 않은 섹시미도 있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SBS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금토드라마라는 점에서 ‘열혈사제’의 어깨가 무겁다. 동시간대 경쟁 상대가 예능 프로그램인 만큼, 이에 대적할 만한 웃음은 주면서도 권력을 가지고 있는 카르텔에 대항하는 소시민 이야기의 묵직한 여운은 남기겠다는 각오다.
다만 각종 드라마, 영화 등 패러디까지 시도하며 ‘코믹’ 요소를 끌어올리는 만큼, 자칫 이로 인해 ‘사제’라는 종교적인 대상을 희화화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더한다. 이 감독은 다수의 드라마에서 등장한 ‘사제’라는 소재를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서도, 종교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성직자의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면서 “본의 아니게 종교를 비하하거나 누군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각별히 주의를 하고 있고 가톨릭 교구 쪽에도 대본을 오픈 했다. 가톨릭에서는 신중하게 검토했고,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공중파 드라마들도 시청률 10%를 넘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감독은 ‘열혈사제’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 당길 수 있는 작품이 되길 희망했다. 이 감독은 “‘열혈사제’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답답한 사회현상이나, 기득권을 향해 던지는 외침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드라마 전면에 내세워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라며 “깔깔대고 한 시간 동안 본 뒤에 가슴 속에 남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 방송이 기다려질 정도로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는 것이 바람이자 목표다”고 전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는 오는 2월 15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