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 혁신에도 정답이 있나요?

■에릭 리스 지음, 인사이트 펴냄

'린 스타트업' 주창한 에릭 리스

실패해도 도전 멈추지 않는 환경

창업가정신 조직에 심는 방법 등

다양한 스타트업 성공사례 통해

구체적 기업혁신 매뉴얼 정리




“자본가만이 생산수단을 보유해 부를 창출할 수 있다”는 마크르크스의 주장은 완전히 힘을 잃어버린 세상이 됐다. 이제 페이스북과 에어비앤비·우버·드롭박스에 의해 생산 수단이 없더라도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해 에어비앤비·우버·드롭박스 등이 처음 생겨났을 때만해도 이런 회사들의 아이템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가 재미로 시작했던 페이스북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플랫폼 중 하나가 됐고, 에어비앤비 등의 이용자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제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는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등에 의해 생산 수단 없이도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현재의 경제 상황 역시 과거의 기준으로 예측하고 판단할 수 없게 됐다. 생산 수단이라는 개념부터 수요 예측 등 과거의 계량법 등을 완전히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온 것이다. 더 나아가 어쩌면 생산 수단이 자본에만 국한된 세상이 아닌 까닭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이 출연해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열린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창업가적 경영 실천법을 담은 책 ‘스타트업처럼 혁신하라’는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경제적 상황에서 ‘투자하고 싶지 않은 기업’으로 전락하는 회사에 일침을 가하며, ‘일하고 싶고, 투자 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드는 혁신의 비결을 스타트업의 사례를 통해 전한다. 회사가 커지면서 관료주의와 사내정치 등 혁신과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생겨나는 회사에 뼈아프면서도 교훈이 될 것이다. 저자는 ‘린 스타트업’(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방법론을 주창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에릭 리스다.

관련기사



저자는 대기업처럼 되고 싶지는 않지만 성장하고 싶고, 몸집을 줄이고 싶지는 않지만 스타트업처럼 기민해고 싶다면 스타트업의 방식을 채택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스타트업이 혁신해서 성공하는 비결에 대해서 매우 상세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실행방안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점이 책의 장점이다.

우선 그가 말하는 스타트업 방식이란 성장과 실패에 관한 새로운 관점이다. 실패를 문책으로 이어지는 대신 실패를 교훈 삼아 더욱 커다란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조직을 독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드롭박스는 사람들이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시장에 소개하며 큰 성공을 거두며 현재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에 달하는 회사가 됐다. 그러나 성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메일박스와 캐러셀이라는 서비스를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이용자 수가 기대에 못 미쳐 최근에는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아마존 역시 비슷한 사례가 있다. 파이어폰을 론칭한 것인데 이는 참담한 실패로 끝나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안겼다. 그럼에도 아마존은 파이어폰을 개발한 랩126을 폐쇄하지 않고 킨들·에코·알렉사 등 아마존의 후속 프로젝트에 참여시켰다.

또 저자는 “기업의 ‘스타트업 DNA’를 관리하는 일, 즉 창업가 정신을 조직 전반에 확산시키고, 다음 세대의 혁신을 발굴하여 투자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창업가 정신을 기업의 중요한 원칙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도적인 기업이 되려면 고위험 고수익의 불확실한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추진하면서도 기업을 결정적 위험에 빠트리지 않아야 하는데, 이것을 저자는 바로 ‘창업가 정신’으로 본 것이다. 또 직원들에게 창업가 정신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전과는 완전히 다른 리더십을 지닌 멘토들이 필요하며, 장난처럼 보이는 무가치한 프로젝트에도 예산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하고, 엔지니어링·마케팅·제품개발 등 각 분야의 인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실행 방안을 짜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하지만 두 가지 의문이 남는다. 과연 대기업이 스타트업처럼 팀을 구성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까? 성과가 승진과 연봉 책정의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방식을 따르는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을까? 2만2,000원


연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