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교폭력 50% 이상은 '장난'·'이유 없다'…언어폭력 가장 많아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 표본조사 결과 발표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학교폭력의 50% 이상은 가해 학생의 장난에서 비롯됐거나 특별한 사유가 없다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폭력을 또래 간 서열 놀이로 여기는 학생 문화가 조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2018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와 가해 학생 둘 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장난’으로 꼽았다고 30일 밝혔다.


표본조사는 지난해 9월 27일부터 10월 26일까지 각 시·도별, 학교규모별 할당 표집한 초등 4학년~고등 2학년 재학생 9만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집단에 포함된 학생들은 학교폭력 발생 원인이 ‘단순한 장난(30.8%)’ 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20.6%)’ 발생한다고 봤고 ‘피해 학생의 말과 행동, 외모가 이상해서(15.9%)’, ‘가해학생이 힘이 세서(10.4%)’도 이유로 꼽았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2,153명)로 집계됐으며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 3.6%(1,056명), 중학교 2.2%(775명), 고등학교 1.3%(322명)로 나타났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 전수조사에서 각각 2만 8,000명(0.8%)과 5만 명(1.3%)이 집계된 것과 비교하면 전체 모집단 대비 피해자 비율이 1%포인트 가량 올랐다. 이들의 피해 유형은 학교급별 공통으로 언어폭력(42.5%)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신체 폭행(17.1%)과 집단따돌림(15.2%), 사이버 괴롭힘(8.2%)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 응답률은 1.2%(1,061명)였으며 학교급별 가해응답률은 초등학교 2.1%(603명), 중학교 1.0%(352명), 고등학교 0.4%(106명)로 나타났다. 가해 학생도 학교폭력 가해의 주된 이유를 ‘장난’(37.2%)라고 응답했고, ‘오해와 갈등으로’(18.1%), ‘상대학생이 먼저 잘못해서’(17.5%) 등의 이유로 가해 이유를 인식했다.

가해 학생들 가운데 60.2%는 ‘괴롭히는 행동이 나쁜 것임을 알게 돼서’ 가해 행위를 중단했다고 답했고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받고 나서’(12.2%),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나서’(10.3%), ‘피해학생이 싫다고 해서’(7.8%) 가해 행위를 중단하게 됐다고 답했다.


반면 가해를 목격했다는 응답률은 7.9%(7,127명)로 피해 응답률보다 5.5%포인트 높았다. 학교급별 목격응답률은 초등학교 9.6%(2,814명), 중학교 7.8%(2,814명), 고등학교 5.9%(1,499명)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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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학생들 가운데 학교폭력 방지에 도움을 준 학생은 64.9%로, ‘괴롭히는 학생에게 그만두라고 했다’(23.1%), ‘괴롭힘을 당한 학생을 위로해줬다’(21.0%), ‘선생님, 부모님, 경찰 등에게 알렸다’(20.8%)고 답했다. 그러나 방관 비율도 34.1%에 달했고 ‘괴롭히는 친구를 말리고 싶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22.0%), ‘못 본 척 했다’(7.9%), ‘구경했다’(4.2%) 순으로 방관 사유를 들었다.

목격 학생들은 또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신고 후 선생님이 도와주는 것’(37.9%), ‘신고하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하는 것’(28.1%), ‘상담센터(Wee클래스)에서 도와주는 것’(20.6%), ‘곳곳에 신고함을 설치하는 것’(13.3%)이 학교폭력 방지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효과적인 학교폭력 대처 방법’ 1순위로 ‘선생님에게 알린다’(39.9%), ‘가해자에게 하지 말라고 한다’(31.7%), ‘117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알린다’(11.0%)순으로 응답했다. 학교폭력 예방법에 대해선 ‘예방 및 대처 방법 교육’(39.2%)이 가장 도움이 되며, ‘학교 안과 밖에 CCTV 설치’(22.0%), ‘인성교육, 스포츠 활동, 문화·예술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13.6%)이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효과적인 예방교육 방법은 ‘공감, 의사소통, 감정조절 등의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36.8%), ‘수업 내용에 포함’이었고 학생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예방교육 내용도 ‘학교폭력 발생 시 대처방법’(23.7%), ‘의사소통, 감정조절, 공감 등을 잘하는 방법’(23.4%), ‘사이버폭력 대처방법’(19.0%)순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매년 상·하반기 초·중·고 399만 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나 문항이 중복돼 조사 효과가 낮다는 지적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하반기 전수조사를 학교급별, 지역별 표본조사로 전환했다. 문항 수도 20개에서 70개로 늘려 학교폭력 심층 파악 질문을 추가했다.

그러나 목격자 비율에 비해 피해응답률과 가해응답률이 지나치게 낮아 학생들의 솔직한 답을 이끌어내는 데는 미숙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대 피해응답률도 학생들이 체감하는 학교폭력 비율에는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표본집단이 모집단을 적절히 대표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교육부 관계자는 “설문조사 내용을 정책에 반영하는 게 우선순위고 수치를 확인하는 것은 후순위”라며 “다음 조사 때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설문 결과를 참고하되 학교폭력 인과관계와 구조적·환경적 요인을 시점별로 나눠 심층 분석하는 종단 연구도 추가 진행할 예정이다. 또 2018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 결과 초등학교 피해응답률이 부각된 만큼 조사 대상을 초등학교 3학년까지 확대한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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