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코스피 110일만에 2,200선 회복]外人 '바이 코리아'...시총 상위종목 싹쓸이

이달 3.7조 순매수 30개월來 최대

무역분쟁 완화·신흥국 경기 양호

'1월 효과' 넘어 상승세 이어질 듯

"언제든 차익실현 매물" 경고도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마침내 코스피를 2,200선까지 끌어올렸다. 110여일 만에 2,200선을 회복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지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편에서는 무역분쟁 완화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덕분에 앞으로도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언제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1.05% 오른 2,206.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2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10일(종가 2,222.95) 이후 약 110일 만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한국 증시는 전적으로 외국인이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098억원 순매수했고 이달 전체로 보면 3조7,637억원을 사들였다. 2016년 7월(4조97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 자금은 한국을 특정했다기보다 신흥국 전반을 겨냥한 패시브 자금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시가총액 규모가 큰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과 미국·중국의 무역협상 완화 분위기도 증시 반등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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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1월 효과’에 그치지 않고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신흥국 경기선행지수가 선진국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미국의 상대적인 성장률 둔화와 금리격차 확대 우려 완화에 따른 달러 하향 안정화 추세 등으로 신흥국의 매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근거다.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이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무역분쟁과 반도체 업황 악화 가능성으로 이익 전망이 계속 하향조정됐는데 투자자의 실망 단계를 지나 이제 ‘역발상 투자’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도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77곳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분기 43조원에서 올해 1·4분기 35조원으로 떨어지며 저점을 찍은 후 오는 2·4분기부터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예상치 못했던 상승세가 어느 순간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급하게 상승한 만큼 언제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다음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확대 편입이 결정되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증권도 “이익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어 증시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식 비중을 줄이고 가치주·경기방어주 등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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