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주열 "美 통화정책 생각보다 더 완화적"…숨통 트인 韓銀

내외금리차 걱정 덜어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인상 속도도 늦추기로 하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시장 생각보다 더 완화적 입장으로 금융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반겼다.


이 총재는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9~30일(현지시간) FOMC 결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큰 고민을 덜어낸 듯 편안한 표정을 드러낸 이 총재는 “눈에 띄는 대목은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것과 대차대조표 정상화 정책도 경제상황 변화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며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문구를 삭제한 점도 연준이 이제는 금리 인상에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총재는 또 “이번에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 평가도 빠진 것을 보면 워낙 불확실성이 높으니 연준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이라며 “연준이 앞으로 경제지표에 의존하겠다고 했는데 상황을 보며 통화정책을 신중히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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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이 총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워낙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저희도 늘 연준 정책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폈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는 우리만이 아니라 많은 나라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비둘기(완화적) 성향을 드러내며 한은의 통화정책에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한다. 경기 하강 국면에도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1.5%에서 1.75%로 0.25%포인트 올린 이유 중 하나가 미국과의 금리 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현재 미국 금리는 2.25~2.50%, 한국은 1.75%로 0.75%포인트 차다. 당초 예상대로 미국이 올해 두 차례 금리를 올리면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수 있는데 이 경우 한은이 국내 경기 부진과 관계없이 쫓기듯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한은이 보다 국내 사정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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