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간 군축협정인 중거리핵전력협정(INF) 이행에 대한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미국의 협정 탈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월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협정 준수시한(2일)에 앞서 미국과 러시아 간 막판 협상이 실패했기 때문에 미국이 협정 이행 정지를 조만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4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러시아 측이 협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60일 안에 협정 이행을 정지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미국이 불이행을 선언할 경우 6개월 후 기술적으로 탈퇴의 효력을 갖게 된다.
앤드리아 톰슨 미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이날 러시아와 협상을 마친 뒤 “우리는 2일에 협정을 정지시킬 것”이라며 “우리의 의무를 정지시키는 데 필요한 제반 조치들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대표인 세르게이 랴프코프 외무 차관도 “우리는 미국이 곧 다음 단계를 시작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주말부터 미국이 INF 이행을 정지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미국의 협정 탈퇴를 기정사실화했다.
INF는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군비경쟁 억제를 위해 체결한 협정으로 이듬해 6월부터 발효됐다. 하지만 미국이 수년 전부터 러시아의 신형 지상발사순항미사일이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는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가 협정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맞서 갈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