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말 내놓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판매 호조에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출시 두 달여 만에 4만 5,000대가 넘게 판매돼 생산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노동조합과 논의해 팰리세이드 생산을 늘리는 방침을 공식화한 상황이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울산 4공장에서 생산하는 팰리세이드의 생산량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4일 지난해 전체와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주문 고객들의 대기 시간을 단축하고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 능력 증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출시할 때 국내에서 연 3만 대 가량 판매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11월 말 출시된 팰리세이드는 사실상 12월, 1월 두 달 간 4만 5,000대 넘게 계약된 것으로 파악됐다. 2월이 지나면 판매량이 5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라면 월 1만 대 이상 팔리는 싼타페에 이어 연 10만대 이상 팔리는 대흥행 모델이 될 전망이다.
팰리세이드는 넓은 차체에 다양한 옵션을 모두 더해도 5,000만원 수준의 가격이다. 수입 SUV와 비교하면 500만원 이상 싸고 옵션을 낮출 경우 가격 차이는 훨씬 벌어진다. 그럼에도 실내외 디자인과 넉넉한 3열 공간, 안정적인 주행 등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울산 4공장에서 스타렉스와 함께 생산된다. 월 2,500~3,000대의 판매량을 예상했지만 현재는 월 1만 5,000대 이상 판매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팰리세이드의 옵션을 많이 선택할 경우 최대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평균 3개월이고 차를 빨리 받으려면 소위 옵션을 선택하지 않는 ‘깡통’ 모델을 사야 한다.
문제는 팰리세이드를 증산하려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증산을 위해 기존 스타렉스의 물량을 조절하고 근로자를 팰리세이드로 전환배치 하려면 단체협약에 따라 노조가 동의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노조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앞서 아반떼와 제네시스 등이 판매가 늘 때도 노조와 회사는 증산을 두고 견해차를 보인 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부품 수급도 문제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협력사들도 연 3만대 수준의 판매에 맞춰 부품을 공급 중인데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실적에 물량을 늘리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증산을 검토하는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언제 확정적으로 증산이 이뤄질 지는 더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