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월街 떠나는 '채권왕'…"40년간 멋진 여행"

■빌 그로스 내달 1일 퇴임

채권투자사 핌코 공동창업

세계최대 기업으로 키워내

미국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 /로이터연합뉴스미국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채권왕’으로 불렸던 펀드매니저 빌 그로스(75·사진)가 은퇴를 밝혀 채권 시장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그로스가 속한 글로벌 투자회사 야누스헨더슨은 그가 오는 3월1일자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그로스도 성명을 통해 “지난 40여년간 멋진 여행을 했다”면서 “항상 고객의 이익을 위해 노력했고 액티브 채권투자 기법을 새롭게 개발하려고 했다. 그동안 고객들이 보내준 신뢰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액티브펀드는 공격적인 종목 선정으로 벤치마크 이상의 성과를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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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스는 1971년 핌코를 공동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가 1987년부터 운용한 토털리턴펀드는 연평균 7.8%의 수익률을 자랑하며 2013년 자산 규모가 2,929억달러까지 불어나 그의 명성을 드높였다. 이후 그는 내부 갈등으로 핌코에서 나와 2014년 야누스헨더슨에 합류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채권 시장 예측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그로스가 운용하는 글로벌 무제한 채권펀드 수익률은 -4%로 저조했으며 4년간 전체 수익률도 1%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그가 지난해 운용한 펀드 규모도 12억달러에 불과해 채권왕 타이틀을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에게 뺏겼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로스의 발언은 여전히 월스트리트 금융권과 정책당국자들에게 중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때 보너스 등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던 핌코 측은 그의 은퇴 소식에 “그로스는 액티브 채권관리의 선구자”라고 치켜세웠다. 핌코는 그로스의 업적을 기리는 ‘빌그로스상’을 제정, 매년 시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평소 그로스와 냉담한 사이였던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도 “그로스는 많은 투자자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투자접근법과 프레임워크 혁명을 남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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