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9공구 신국제여객터미널 신축부지. 이곳에서 약 2㎞ 좌측에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국내 최대 규모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한눈에 들어왔다.
부두와 터미널 건축 공사는 지난해 연말 준공됐으나 진입로와 조경시설 공사현장은 군데군데 흙더미가 쌓여있다. 터미널 지상 1층과 2층에 입국장과 대합실, 출입국관리(CIQ) 사무실, 수하물 처리시설이 들어설 공간은 텅 비어 있어 주요 시설 배치만 되면 사실상 손님 맞을 채비를 갖추게 된다.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오는 4월26일 모항 크루즈 출항과 함께 개장될 예정이다.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축구장 면적의 약 8배인 5만6,005㎡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7,364㎡ 규모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000급 크루즈선이 정박할 수 있는 길이 430m 부두를 갖췄다. 현재 국내 크루즈 전용 부두는 부산 북항(22만톤급), 서귀포 강정항(15만톤급), 제주항(15만톤급), 속초항(10만톤급) 등에 있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한 번에 5,000~6,000명의 관광객이 탈 수 있는 초대형 크루즈선이 기항하는 전용 부두가 생기는 것이어서 국내 해양관광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은 이용객의 출입국 수속 동선 최소화를 비롯해 안전과 편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먼저 총 200여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눈에 띈다. 크루즈 이용객 대부분이 관광버스를 이용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점을 고려해 대형 버스 156대를 포함해 대형 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또 10m에 이르는 인천항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하고 크루즈 이용객의 안전한 승하선을 위해 설치된 2대의 이동식 탑승교도 이색적이다. 이 탑승교는 수직거리 약 13m, 수평거리 약 300m의 범위에서 움직이면서 수시로 변하는 바닷물의 수위에 맞춰 안전하게 승하선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인천시는 크루즈 터미널이 개장하는 시기에 맞춰 시내버스 3개 노선을 연장해 투입할 예정이다. 또 장기적으로 인천지하철 1호선을 송도랜드마크시티역에서 신국제여객터미널까지 3.07㎞ 연장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크루즈 터미널 주변에 버스킹, 푸드트럭 등을 유치해 연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꾸미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크루즈 전용 터미널 개장을 기념해 4월과 10월 롯데관광개발, 이탈리아 선사 코스타크루즈와 공동으로 인천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선도 운항한다. 모항은 크루즈선이 중간에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라 출발지로서 승객들이 타는 항구를 말한다.
11만4,000톤급 코스타세레나호는 4월에는 인천~중국 상하이~일본 후쿠오카~부산을 운항하고 10월에는 인천을 출발해 상하이~후쿠오카~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속초에 입항할 예정이다.
코스타세레나호는 배 길이가 290m, 폭이 35.5m로 송도국제도시 내 초고층 빌딩인 동북아무역센터(305m)를 눕혀 놓은 길이와 비슷하다. 올해 인천항에는 총 22척의 크루즈선이 입항해 5만여명의 여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