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18·휘문고)이 4대륙 선수권 첫 출전에 우승 희망을 밝혔다.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도 처음 출전해 동메달을 땄던 차준환이다.
차준환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97.33점을 얻었다. 미국의 빈센트 저우(100.18점)에 2.85점 뒤진 2위. 기술점수(TES) 54.52점에 예술점수(PCS) 42.81점을 더해 개인 최고점을 썼다. 종전 공인 최고점은 지난해 9월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에서 작성한 90.56점. 한국 남자 시니어 최초의 90점대 점수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15위에 올랐던 차준환은 지난해 12월 한국 남자 최초로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월드스타 네이선 천(미국), 우노 쇼마(일본)에 이어 동메달을 따냈다. 발에 딱 맞는 부츠를 찾지 못해 부상을 달고 지내면서도 차준환은 이날 개인 최고점을 6.77점이나 끌어올리며 2022베이징올림픽 메달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뎠다. 그는 1년에 9~10개월을 캐나다 토론토의 훈련장에서 지내며 거의 매일 오전6시 기상에 오후9시에 취침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발레 음악인 ‘신데렐라’에 맞춰 연기에 나선 차준환은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기본점 9.70점)를 깔끔하게 뛰었고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 없이 소화했다. 가산점 구간에서의 트리플 악셀까지 안정적으로 마친 차준환은 ‘클린’ 연기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10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기세를 잇는다면 한국 남자 싱글 최초로 4대륙 선수권 우승 기록을 쓴다. 그동안은 메달도 없었다. 이 대회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지난 2009년 여자 싱글의 김연아(금메달)뿐이다. 4대륙 선수권은 유럽을 제외하고 아시아와 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프리카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차준환은 이 대회 뒤 다음달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으로 쉼없는 일정을 이어간다.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임은수(16·한강중)가 69.14점으로 4위에 올랐다. 3위 마리아 벨(70.02점·미국)과 박빙이라 9일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시 메달을 노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