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해 3월 정기 주총에서 주주 제안을 하려면 오는 15일까지 안건을 제시해야 한다. 상법상 올해 주총 안건은 직전 연도 정기 주총일 기준 6주 전까지 제출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30일에 주총을 개최한 현대그린푸드에 대해서는 15일, 3월28일에 주총을 개최한 현대리바트의 경우 14일까지 주주 제안이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는 이번 주 중 회의를 열고 저배당 중점관리기업인 현대그린푸드의 배당 관련 정관변경 주주 제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 12.82%(1,252만3,638주)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주주 제안은 남양유업과 마찬가지로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 8일 현대그린푸드가 배당성향을 두 배가량 올리기로 공시했지만 수탁자책임위는 예정대로 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동안 과소배당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는 수준의 소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그쳤던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추가로 다른 기업에도 주주 제안을 단행할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으면서 배당성향이 저조한 기업 △일감 몰아주기, 경영진 사익 편취 등 법령 위반 우려가 있는 지배구조 △5년 내 2회 이상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개선이 없는 기업이 다음 타깃에 오르내린다.
다만 국민연금이 당장 이번 주 중 직접적으로 주주 제안을 검토할 만한 대상은 저배당 기업 위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사회 구성 등의 경영 참여 관련 주주 제안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의결까지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총 개최일을 감안할 때 아직 주주 제안이 가능한 현대리바트·화승인더스트리·SK하이닉스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역시 ‘짠물 배당’ 지적을 받아온 한국공항·광주신세계 등은 지난해 23일 이전에 주총을 개최해 올해는 주주 제안이 불가능하다.
수탁자책임위의 한 위원은 “기한이 촉박해 올해 주총에서 경영 참여 제안은 사실상 힘들겠지만 비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배당 관련 주주 제안은 이번 주 중에도 행사가 가능해 추가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