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불황에도 '의식주 펀드'는 반짝반짝

자산가들 씀씀이 경기영향 덜 받아

소비재·럭셔리펀드 月 수익률 10%

부동산은 '버티면 회복' 학습효과

상업용 국내 3년 수익률 57% 달해

불확실성 시대 새 안전자산 등극

1115A23 소비재펀드



글로벌 소비재와 명품, 부동산 등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 ‘의식주(衣食住)’ 펀드가 경기침체에도 순항하고 있다. 명품 기업을 담은 럭셔리 펀드와 글로벌 유통할인업체나 의료서비스기업 등을 편입한 소비재 펀드, 상업용 부동산 펀드가 불황에 더욱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 불황에도 자산가들의 필수 소비재 씀씀이가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아 관련 펀드가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소비재·럭셔리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각각 8.21%, 9.45%로 39개 펀드테마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각광받았던 이들 펀드는 지난해 ‘검은 10월’ 증시 이후 조정을 받으며 1년 수익률이 각각 -7.73%, -2.36%로 뒷걸음질쳤지만 올들어 다시 플러스 수익을 내며 고공행진 중이다. 아울러 국내외 부동산펀드는 지난해 펀드시장 총체적 부진 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연간 수익률이 국내(4.52%), 해외(6.74%)로 플러스를 냈다.


의식주 펀드가 순항하고 있는 이유는 경기침체에 덜 민감하다는 점이다. 소비재 펀드의 경우 글로벌 신용카드사와 유통할인업체, 의료서비스기업 등 불황에도 소비를 가장 나중에 줄이는 종목 위주로 투자해 경기민감도를 낮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설정액이 4,700억원으로 가장 큰 소비재펀드인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투게더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9.8%로, 글로벌 화장품그룹인 로레알을 3.67%, 글로벌 헬스케어기업 머크를 3.49% 투자했다. 설정액 3,700억원인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무려 11.55%로, 글로벌 신용카드사 비자(6.28%), 미국 의료서비스기업 유나이티드헬스그룹(6.20%), 제약사 노바티스(4.74%), 의류할인매장 볼링턴스토어(4.12%)를 편입했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면서 연초 이후에만 120억원이 이 펀드에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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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펀드는 자산가들이 경기침체에도 지갑을 잘 닫지 않는데다 젊은 층 소비도 늘어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덕분에 3년 수익률이 37%, 5년 수익률이 52.89%에 달한다. 대표적인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는 루이비통과 펜디를 보유한 LVMH 기업을 전체의 9.99%를 담고 있고, 구찌, 생로랑을 보유한 케링 8.25%, 슈퍼카 페라리 5.91% 등 초고가 명품으로 펀드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0.61%에 달한다.

부동산 펀드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을 편입하는데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용과 달리 아직 가격하락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실물을 담보로 잡고 있어서 불황에 대한 맷집이 어느 투자군보다 좋다. 또 부동산은 버티면 회복한다는 학습효과도 한 몫한다. 부동산 펀드의 장기수익률을 더욱 돋보인다. 3년 국내 부동산 펀드 수익률은 57.12%에 달하고, 해외부동산 펀드는 19.30%를 기록했다. 5년으로 넓히면 국내 99.72%, 해외 25.49%로 수익률이 더 높아진다. 국내 부동산펀드에 5년을 투자했다면 수익금이 원금만큼 된 것이다.

국내 운용사 관계자는 “소비재나 럭셔리, 부동산 펀드는 실물경기에 반응 속도가 비교적 느리고, 경기침체에도 덜 영향을 받는 업종”이라면서 “이들 펀드는 불확실성 시대에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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