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민주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3차 탄핵 시도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7년과 지난해에 탄핵안을 발의, 본회의 표결을 관철했던 민주당의 앨 그린(텍사스주) 의원은 지난주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2차례의 탄핵안은 공화당이 하원을 주도하는 상황이어서 모두 부결된 바 있다. 민주당 주도 체제에서 탄핵안이 발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 간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게 그린 의원이 내세운 탄핵의 이유다. 그린 의원은 다만 구체적 일정은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테니 호이어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신중한 입장이다. 섣불리 탄핵을 추진했다가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공화당이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시도할 당시에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었고 공화당이 역풍을 맞은 것을 목도한 바 있다.
지도부는 물론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조사가 완결되기 전에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하다며 이를 회의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린 의원과 함께 의회의 흑인 의원 모임 ‘블랙 코커스(CBC)’에 속해 있는 대니 데이비스(일리노이주) 의원도 그린 의원의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 당장 투표해야 한다면 그럴 준비가 안 돼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캐롤린 멀로니(뉴욕주) 의원도 탄핵을 추진하기에 앞서 뮬러 특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린 의원의 종전 탄핵안에 모두 찬성표를 던졌던 의원들조차 3차 탄핵 시도에는 회의적이다. 잰 샤코브스키(일리노이주) 의원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 통과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효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그린 의원보다 앞서 같은 당의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주) 의원은 새 의회의 개원 첫날에 이미 지난 의회에서 꺼내들었던 탄핵안을 재발의한 상태다. 반면 지난 의회에서 역시 탄핵안을 발의했던 스티브 코언(테네시주) 의원은 아직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그는 뮬러 특검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