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근육 키우는 단백질보충제, 잘못 쓰면 毒

호주 UTS 연구팀 발표

"비단백질 아미노산 L-노르발린

세포 에너지 생성시스템 손상"

근력·운동능력 향상을 위해 복용하는 단백질보충제에 들어 있는 ‘비(非)단백질 아미노산’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단백질 보충제에 대한 보건당국의 감독 강화와 이를 복용하는 보디빌더, 운동선수, 운동 마니아 등의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12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기술대(UTS) 켄 로저스 교수팀은 비단백질 아미노산인 L-노르발린이 인간 세포의 괴사성 사멸 등을 초래하는 독성을 보였다고 유럽 생체외독성학회 학술지 ‘생체외 독성학(toxicology in vitro)’에 발표했다.


‘건강보조식품 L-노르발린에 의한 세포독성 및 미토콘드리아 장애’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L-노르발린이 사람의 세포에 어떤 독성을 끼치는지에 대한 첫 연구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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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노르발린은 정상적인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는 수백 가지 ‘비단백질 아미노산’ 중 하나로 단백질보충제 성분으로 널리 쓰인다. 일부 식물은 비단백질 아미노산을 토양으로 내보내는 ‘화학전’을 벌여 다른 식물 등을 죽여 영양소를 확보한다. L-노르발린은 이런 항균·제초 활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결과 L-노르발린은 125μM의 낮은 농도에서 사람 세포의 생존력을 감소시켜 괴사성 세포사멸을 초래했다. 또 미토콘드리아의 단편화와 생체 에너지 기능장애도 유발했다.

연구팀은 “L-노르발린과 비슷한 화합물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연관돼 있다”며 “일부 비단백질 아미노산은 단백질 합성 또는 다른 대사경로에서 단백질 아미노산을 모방하는 능력을 통해 독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비단백질 아미노산은 정상적인 아미노산인 것처럼 보여 인체가 ‘불량 단백질(faulty proteins)’을 만들게 한다.

로저스 교수는 “L-노르발린이 처음에는 세포들에 에너지를 더 많이 생성하도록 하지만 얼마 안 가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의 시스템을 손상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사람들은 이런 보충제의 장기 복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모른 채 복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상적인 단백질을 만들지 못하는 L-노르발린 같은 비단백질 아미노산이 단백질보충제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은 큰 문제”라며 “철저한 독성 연구·검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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