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가 은행 실적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보험 계열사가 실적 부진을 깊게 겪고 있어 김광수(사진) 농협금융 회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농협금융은 올해 1조5,000억원의 순익을 거두겠다는 목표다.
14일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8,598억원) 대비 41.8% 증가한 1조2,1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농협금융이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농업지원사업비 3,858억원과 사회공헌비 1,000억원을 제외하고 거둔 성과다. 농협금융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은 부실채권 충당금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은 7,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1% 줄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전체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91%로 같은 해 9월 말보다 0.04%포인트 개선됐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97.27%로 같은 기간 9.98%포인트 올랐다.
이자이익은 7조9,104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늘었으며 수수료이익은 1조789억원으로 4.5% 증가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조2,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87.5% 뛰었으며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은행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누적 순이자마진(NIM)은 1.89%로 전년 대비 0.12%포인트 개선됐다.
NH투자증권의 연간 순이익은 3,609억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으며 아문디자산운용도 전년 대비 23% 증가한 166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캐피탈은 470억원으로 33.1%, 저축은행은 128억원으로 33.3% 각각 늘었다.
반면 보험 계열사는 크게 부진했다. 농협생명은 해외 채권투자 손실 등으로 인해 1,14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농협손보의 순익은 20억원으로 전년(265억원) 대비 1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이날 홍재은 농협생명 사장과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보험 경영혁신위원회를 열어 직접 현안을 점검했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사 실적이 크게 부진한 데다 향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올해 순익 목표로 1조5,000억원을 세웠다. 김 회장은 “올해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내수·수출 동반 부진으로 국내 경제의 하방압력이 심화할 것”이라며 “실행력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리스크지표 분석을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