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최악의 먹구름 경제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작은 불씨 하나만 튀어도 연쇄 폭발할 듯 뒤엉켜 있는 소용돌이 먹구름이다. 경제지표의 추락이 심상찮다. 지표가 나올 때마다 최악의 신기록 행진이다.

고용 부문을 보자. 일자리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난해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악(3.8%)이고 취업자 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 규모의 증가(9만7,000명)를 기록해 평년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게 뚝 떨어졌다. 특히 자녀 양육 등 활발한 경제활동이 필요한 연령대로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40대 일자리가 27년 만에 사상 최고의 감소 폭을 기록한 것은 정책 실패의 대표적 사례다.

엊그제 발표된 1월 고용동향은 더 가관이다. 취업자 수 증가(1만9,000명)는 올해 목표치(15만명)에 턱없이 모자랐고 실업자 수(122만4,000명)는 2000년 이후, 실업률(4.5%)은 2010년 이후 가장 높다. 30~50대 고용률이 모두 동반 하락했다.


일자리 감소의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는 여전히 생산가능인구 감소, 무인화 등의 산업구조 변화 등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미 예견돼온 변수라 최근의 급격한 충격을 설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30~50대 일자리 감소는 성장잠재력 악화의 주범으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도 정부 인식은 안이하기 그지없어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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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향상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취약계층부터 노동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임시직 근로자 취업자 수는 전년에 이어 연속 감소했고 단순노무직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파산신청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고 회생신청도 급증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소득분배는 어떠한가. 일자리를 잃은 취약계층은 살벌하게 추운 겨울을 지내고 있다. 상위 20%의 평균소득은 증가(8.8%)하고 하위 20%는 급감(7.0%)함에 따라 5분위 배율이 11년 만에 최대치(5.52배)를 기록했다. 소득주도 성장은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선의에서 시작했다고 하지만 경제이론이 예측한 대로 결국 취약계층을 더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경제 각 부문의 심리적 위축도 극심하다. 현재 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한국은행 발표)는 25포인트 수직 낙하했고 전(全)산업생산증가율은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1.0%)이며 설비투자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의 감소(-4.2%)를 나타냈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두 지수 모두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차 오일쇼크 이후 무려 46년 만에 처음이다. 참담하다.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임을 웅변하고 있다. 체감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고용비용의 급격한 증가, 투자 부진, 소비 둔화 등으로 경기 악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 위기, L자형 장기 침체 가능성 등을 경고하고 있다. ‘경제 체질이 바뀌며 수반되는 통증’ 운운하는 정부의 주장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더는 고집해서는 안 된다. 헛된 낙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속한 궤도 수정으로 이 질곡에서 국민을 구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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