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제학자 절반 “L자형 침체 오고 있다"

■ 경제학회 회원 80명 설문

10명중 8명 "잠재성장률 못미쳐"

"이념매몰땐 성장·분배 다 잃어

시장 본연기능 회복이 돌파구"




경제학자 둘 중 한 명은 “한국 경제가 ‘L’자형의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올해 성장률도 2.6%를 밑돌 것으로 예측하면서 돌파구로는 ‘시장 본연의 기능 회복’을 꼽았다. 동시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40%를 넘어섰다. 서울경제신문이 1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한 경제학자 및 전문가 80명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진단’ 주제의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2017년 3.1%를 기록한 뒤 지난해 2.7%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2.6%도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추세가 더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단기 경기전망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3%가 알파벳 ‘L’자 모양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금처럼 약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27.5%였다. 반면 일시적 조정 후 ‘V’자형의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은 20.0%에 그쳤다. 3~5년 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서도 잠재성장률(2.8~2.9%)을 밑돌 것이라는 응답이 81.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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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참여자들은 성장동력 회복을 위해 정부가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줄이고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인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식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도 “교육·기술 혁신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0.1%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물가상승률 수준(3% 이하)만 올려야 한다고 답해 지난 2년간의 급등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다.

한편 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이날 주제발표들에서도 같은 제언이 나왔다. 전체회의 ‘기로에 선 한국경제’의 기조연설을 맡은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전 동반성장위원장)는 “민간기업의 투자를 견인하도록 경제정책을 실사구시형으로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며 “극단적 균등분배의 특정 이념에 계속 갇혀 있으면 성장도 분배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진혁·빈난새기자 liberal@sedaily.com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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