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졸업식 하루 앞두고…'한화 공장 폭발' 희생자 안타까움 더해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3명 모두 20∼30대

유족들, 1년 전과 비슷한 사고 발생한 데 분통

15일 대전 대덕대학교에서 2018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이 학교 졸업예정자인 A(24)씨는 전날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끝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15일 대전 대덕대학교에서 2018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리고 있다. 이 학교 졸업예정자인 A(24)씨는 전날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끝내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화약과 폭약 등을 취급하는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사연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가정에서는 효자이자 학교에서는 모범생인 20~30대 청년들이었다.

1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42분께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 대전공장 내 추진체와 연료부를 분리하는 이형공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 3명이 숨졌다. 숨진 직원들은 조립동 근로자 A(24)씨와 B(24)씨, 품질검사 담당 C(32)씨다. 조립동 근로자 A씨는 대학 졸업반이던 지난해 9월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사원으로 이 공장에 들어와 지난달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대기업 정규직이 됐다는 기쁨은 사고로 물거품이 돼 버렸다.


사고 다음 날이 그의 대학 졸업식이라는 사실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A씨의 친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참사 소식을 들었다며 침통해했다. 한 친구는 “한화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접한 뒤 친구들 단체 카톡방에 사망자 가운데 한 명이 우리 과 친구라는 글이 올라와 깜짝 놀랐다”며 “오늘 함께 졸업식을 하며 사진을 찍어야 했는데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A씨의 지도교수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A군은 조용하지만, 책임감이 강하고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우수한 학생이었다”며 “학회장을 맡아 학과 학생들을 이끌 정도로 리더십도 강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얼마 전 한화 공채에 합격했다며 기뻐하길래 대기업에서 성장하려면 어학이 필수라는 조언을 했는데, 이렇게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져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관련기사



숨진 근로자들의 빈소가 있는 대전 유성구의 한 장례식장에는 울음소리와 탄식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왔다. 빈소는 차려졌으나 사고 원인과 부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유족들은 가까운 친척을 제외하고 조문객을 받지 않고 있다. 유족들은 빈소에서 오열하다 지쳐 고인의 영정사진만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친척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품질검사 담당 C씨의 고모는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작년에도 사고가 나서 사람들이 죽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1년도 안 돼 같은 사고가 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조카를 지난 설에도 만났는데 그렇게 착할 수가 없다”며 “이렇게 착한 아이를 왜 먼저 데려갔는지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다.

C씨에게는 아내와 네 살배기 딸이 있다. C씨 아내는 “작년에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난 뒤 남편이 매우 불안해했다”며 “1년도 안 돼 비슷한 사고가 났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사고가 발생한 한화 대전공장은 지난해 5월 29일에도 로켓추진 용기에 고체연료를 충전하다 폭발과 함께 불이 나 현장에서 근로자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바 있다. 이후 병원 치료를 받던 근로자 중 3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모두 5명이 숨졌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박원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