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서울 시내 택시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지만 정작 미터기는 3,000원 그대로 표시해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해 거스름돈을 더 받거나 출발할 때 ‘돈을 올려받겠다’고 안내하는 등 궁여지책으로 인상 수준에 맞추고 있지만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7만 2,000대 서울 택시 가운데 이날 새 요금제도를 미터기에 반영할 택시는 80대(0.001%) 뿐이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미터기를 교체할 예정이지만 목표치가 80대뿐이어서, 나머지 7만 1,000여 대는 기존 미터기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우선 모든 택시에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크기의 ‘요금 변환표(조견표)’를 비치해, 기사가 표를 보고 기존 요금에 준하는 새 요금을 요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승객들 가운데는 “이 돈이 정말 맞느냐”며 변환표를 의심하거나 지갑에 있는 현금만 주고 내리는 경우가 있었다고 택시기사들은 전했다. 심야 기본요금도 3,600원에서 4,600원으로 오른데다 요금 10원 단위까지 반올림하기로 해 혼란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행일 전에 미터기를 미리 교체하면 일부 택시가 시행일이 안 됐는데도 3,800원 미터기를 달고 운행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주차 공간 부족을 감안해 오는 18일부터 서울대공원·월드컵공원·남양주시 별내동·살곶이체육공원 4군데서 본격적으로 미터기를 교체한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이달 28일까지 7만 여 대 미터기를 모두 교체하고, 이 기간 승객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친절하게 안내하도록 기사분들을 다시 한번 교육하겠다”고 전했다.
/오지현기자 o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