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마셜제도 선적<船籍>)의 항해기록저장장치(VDR)가 회수됐다.
VDR은 항해 기록이 담긴 일종의 ‘블랙박스’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당시 상황이 담겨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8일 “스텔라데이지호의 사고 해역에서 심해수색을 하던 미국 ‘오션 인피니티’사의 ‘씨베드 컨스트럭터’호가 어제 선체 일부인 선교를 발견하고 인근 해저면에 이탈해있는 일종의 블랙박스인 VDR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씨베드 컨스트럭터’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출항해 14일 사고 해역에 도착한 뒤 자율무인잠수정(AUV)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해 왔다.
회수 해역은 케이프타운에서 서쪽으로 약 1천860 노티컬마일 정도 떨어진 곳으로, 수심은 3천461m이다.
회수된 VDR은 현재 부식방지를 위한 특수용액에 담아 ‘씨베드 컨스트럭터’호 내에 보관 중이며, 우루과이 몬테비데오항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VDR에는 날짜와 시간, 선박 위치, 속력, 방위, 선교 녹음, VHF통신(선박 초음파 통신) 등의 자료가 저장돼 있다”면서 “이를 기상 상태와 연결해 운행 적절성과 사고 당시 선박 상태, 사고 전 선박의 손상 여부 등과 관련한 자료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료 분석에 짧게는 한 달이 필요하고, 음질 상태가 좋지 않으면 수개월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VDR 분석은 해경과 해양안전심판원이 맡는다.
선교는 본체로부터 이탈된 상태로 발견됐다. 측면에 표시된 선박 식별번호를 통해 스텔라데이지호에서 떨어져 나온 것임이 확인됐다.
‘씨베드 컨스트럭터’호는 현재 스텔라데이지호 본체와 미확인 구명벌을 발견하기 위한 수색작업을 진행중으로, 승무원 교체 등을 위해 이달 말 몬테비데오에 기항할 예정이다.
이후 다시 사고해역으로 이동해 2차 심해수색(15일 안팎 소요 전망)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작년 말 스텔라데이지호에 대한 심해수색을 위해 미국 ‘오션 인피니티’사를 용역업체로 선정, 48억4천만원에 심해수색 프로젝트를 맡겼다.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브라질에서 철광석 26만t을 싣고 출발해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다. 당시 필리핀 선원 2명이 구조됐지만,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2명이 실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