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칩 설계수요 증가"…올 반도체 대세는 파운드리

AI·5G發 신규 반도체 수요 대응

삼성·하이닉스 비메모리 강화나서

최근 메모리반도체가 초호황 이후 약세장에 진입한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중심으로 한 비메모리가 올해 반도체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 칩 설계 수요가 발생하면서 파운드리시장이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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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의 댄 드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는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0% 중반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설비 투자가 60%,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설비 투자가 40% 정도를 차지했지만 올해 메모리반도체 부문은 투자가 크게 줄고 인텔·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과 같은 파운드리 설계 회사들의 투자가 소폭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 리서치도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팀 아처 램 리서치 CFO는 “올 상반기 전 세계 반도체시장의 투자는 비메모리반도체가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과 하이닉스가 비메모리반도체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도 이런 시황 변동에 따른 충격을 줄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파운드리를 비롯한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매각설이 돌고 있는 미국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임원은 “삼성전자가 글로벌파운드리보다 기술력에서 앞서는 만큼 고객 포트폴리오에 더 구미가 당길 것”이라면서도 “다만 과거 삼성전자가 글로벌 파운드리와 협업을 하면서 관련 노하우를 많이 쌓았기 때문에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의 메리트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보다는 하이닉스가 글로벌파운드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과거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인 매그나칩을 매각하면서 현재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이 1%도 채 되지 않는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가깝다. 하지만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파운드리 3위에 오른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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