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8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 분)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제5회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의 이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묻는 질문은 정우성이 늘 생각하고 추구하는 가치관,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당신은 좋은 사람인가요?”라는 ‘순호’(정우성)를 향한 ‘지우’(김향기)의 질문은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되돌아보게 했다.
정우성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는 “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나는 직업 안에서 어떤 사람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사람이지?’ 생각을 하며 주어진 본분 안에서의 의미를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고 정의했다. 그렇기에 “영화를 보신 분들도 지우가 던진 질문을 보면서 여러 가지 감정을 가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아저씨는 좋은 사람입니까?’란 질문을 했을 때 ‘우리는 정당한가?’를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그 질문이 더 무겁고 크게 와 닿았다. 제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진 모르겠지만 그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어떤 방향성인 것 같다 . ‘증인’은 그런 제 안의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울림이 있었다.”
‘증인’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이 점차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재판에서 이기기 위해 ‘지우’에게 접근했던 ‘순호’가 순수한 ‘지우’로 인해 오히려 위로받으며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영화 ‘더 킹’의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강철비’의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 등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아 온 배우 정우성은 필모그래피 중 원 없이 자유롭게 연기한 캐릭터였음을 밝혔다. 그래서 그럴까. “좋아하는 영화 공간에서 원 없이 마음 편하게 쉬었던 현장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관객들의 지친 마음을 따뜻하게 보살펴줄 수 있는 영화인 동시에 스스로도 치유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캐릭터를 디자인하거나 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현장이었다. 연기하면서 치유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