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대 파고든 태극기부대..."악화가 양화 구축" 내부서도 우려

"보수층마저 등돌려 악재"에

반대편선 "안고가야할 세력"

지도부도 난감한 기색 역력

나경원(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훈단체장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단체장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연합뉴스나경원(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보훈단체장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단체장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016~2017년 탄핵정국 거리에서 집회를 열며 탄핵 반대와 무효 등을 외쳤던 ‘태극기부대’가 자유한국당 내부로 파고들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당에 당비를 내는 책임당원으로 가입해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권역별 합동연설회장 등을 찾아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인 김진태 의원을 지지하는 방식 등으로 세력화를 도모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태극기부대가 김 의원에게 환호를 보내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야유하는 등의 과정에서 극우 성향을 여과 없이 표출하면서 진보층은 물론 중도층, 심지어 보수층의 눈살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당 내부에서 ‘자칫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20일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전대는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많아야 수백 명밖에 안되는 태극기부대가 전대 분위기를 망치고 있다”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던 당 지지율이 갑자기 푹 꺾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리얼미터에 따르면 1월 3주차(14~18일) 때 24.3%였던 한국당 지지율은 이후 매주 올라 2월 1주차(7~8일)에는 28.9%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8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이 나오고 태극기부대가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2월 2주차(11~15일) 때 25.2%로 3.7%포인트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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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는 태극기부대의 규모부터 달리 보고 있다. 또 태극기부대는 범보수통합을 위해 한국당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할 세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지난 전대 때 16만명 수준이던 책임당원이 이번 전대를 앞두고 약 두 배(32만명)로 늘어났다”며 “늘어난 인원이 전부 태극기부대는 아니겠지만 20%만 태극기부대라고 봐도 3만명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쨌든 보수의 가치를 지향하는 ‘콘크리트 지지층’ ‘집토끼’를 버리고 ‘산토끼’를 좇는 방식으로 어떻게 보수대통합을 이룰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동안 장외를 떠돌던 태극기부대가 당내로 들어오자 지도부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금까지는 그들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필요할 때마다 대여투쟁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들의 돌출발언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당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서다. 일단은 태극기부대와 과격한 일부를 구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평소 태극기부대도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온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대구에서 열린 연설회에서 욕설과 야유가 쏟아지자 “조용히 하라”고 말하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태극기부대도 다양한 성향을 갖고 있다”며 “일부 모습을 보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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