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탈리아 정부 “잠적 北외교관 딸, 작년 11월14일 본국 귀환” 공식확인

지난해 11월 귀임을 앞두고 잠적한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미성년 딸이 같은 달 14일 북한으로 송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탈리아 정가에 파문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북한 측이 작년 12월 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성길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월 10일에 대사관을 떠났고, 그의 딸은 11월 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북한측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조부모와 함께 있기 위해 북한에 되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으며, 대사관의 여성 직원들과 동행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성명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부모가 잠적한 뒤 북한 당국에 의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언론 보도가 속속 쏟아져 나오자 조성길 전 북한 대사대리의 사례에 대한 확인 요청에 따른 것임을 명시했다.


또 이 통지문에 앞서 북한이 작년 11월 20일에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대사대리가 김천으로 교체될 것임을 통보해온 사실도 외교부는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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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잠적 소식이 외부로 처음 공개된 지난 달 초에 그가 이탈리아에 망명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만 밝혔을 뿐, 그의 소재나 근황 등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하고 있었다.

이 같은 소식이 나오자 이탈리아 정가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집권 ‘오성운동’ 소속인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 차관은 이에 대해 “이탈리아는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을 보호했어야 했다”며 “그의 딸이 세계 최악의 정권 가운데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성운동의 중진 정치인인 마리아 에데라 스파도니 의원도 “북한 정보기관이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을 납치했다면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정보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가능한 한 빨리 이 문제에 대해 의회에 보고하라고 촉구했다.

디 스테파노 차관 등 이탈리아 정치인들은 미성년자인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자녀가 부모와 만나고 싶어하는 의사에 반해 북한으로 송환됐을 경우 심각한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뉴스통신 ANSA는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은 17세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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