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는 미국 뉴욕 현지시간 기준 낮 12시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넷마블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던 MBK파트너스를 비롯해 카카오와 해외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 TPG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일단은 단독 입찰만 받되, 입찰 진행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계 게임사인 텐센트도 인수에 참여하되, 대규모 지분 투자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텐센트는 넥슨의 게임사업에만 관심을 두고 있으며, 넥슨이 보유한 블록체인 자회사에는 인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입찰에 참가한 업체 중 가장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역시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지난 14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권영식 대표가 직접 “ 넥슨과 넷마블 이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게임 사업 역량, 글로벌 퍼블리싱역량이 결합되면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서장원 경영전략담당 부사장 역시 “자체 현금과 재무적 투자, 일부 차입만으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인수 자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중심 구조를 가진 반면, 넥슨은 온라인 게임 중심 구조를 갖고 있어 인수 시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며, 두 회사 모두 해외 서비스를 하고 있어 인수 시 중복되는 해외 마케팅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애타게 찾는 확실한 지식재산권(IP) 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넷마블 컨소시 중 텐센트가 매년 인기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로열티로 연 1조원의 가량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네오플을, 넷마블이 넥슨의 국내 인력과 포트폴리오를 끌어안는 게 넥슨 매각 시나리오 중 가장 국내 게임 생태계 보전에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도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넥슨을 통해 게임 장르 다변화를 꾀할 수 있어 넥슨 인수시 적잖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다만 넷마블에 비해 자금이 부족하고 게임업종 비중이 낮기 때문에 해외 사모펀드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 컨소시엄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예비입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경쟁자인 넥슨에 대한 기업 실사가 가능 하는 등 참여 자체에 의미를 둔 것으로 보인다.
/임세원 양사록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