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팬들에게 봄은 ‘딱’하는 타구음, ‘퍽’하는 미트 소리와 함께 찾아온다.
올해도 어김없다.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인 프로야구가 ‘예고편’으로 팬들에게 인사한다. 오는 3월12일로 예정된 KBO 리그 시범경기 개막에 앞서 메이저리그의 코리안 리거들이 찬 기운이 가신 날씨에 딱 맞춰 안방을 찾아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2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다. 코리안 리거 5인방 중 탬파베이 레이스 지명타자 최지만(28)이 선두로 이날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나설 예정이고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25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 선발 등판한다.
5인방의 첫 번째 목표는 ‘풀타임 빅리거’. 그동안 부상 공백이나 주전 경쟁 등으로 크고 작은 아쉬움을 남겼던 터라 저마다 올 시즌을 ‘커리어 하이(데뷔 후 최고 성적)’ 시즌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품고 출발선에 섰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류현진은 25일 오전5시7분 애리조나주 캐멀백랜치에서 열리는 에인절스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팀의 시범경기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할 만큼 몸을 잘 만들어왔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지난 2013년에도 2월25일에 시범경기 첫선을 보였다. 당시 정규시즌 성적은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 데뷔 시즌이 최고 시즌이었다. 2015년 어깨 수술 뒤 처음으로 2월에 시범경기 마운드에 설 만큼 페이스가 빠른 류현진은 2014년부터 매년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올해는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후반기 에이스’로 활약하며 월드시리즈 선발 마운드에도 오른 자신감으로 데뷔 첫 15승을 겨냥한다.
텍사스 레인저스 최선참 추신수(37)도 팀 내 경쟁을 의식할 위치는 아니다. 다만 전반기에 맹활약하다 후반기에 급격하게 꺾였던 지난해의 아쉬움을 얼마나 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구단 신기록인 52경기 연속 출루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다가 부상 여파로 후반기 들어 타격 컨디션이 확 떨어졌다. 지난해 146경기에 출전해 출루율 0.377를 찍었던 그는 개인 최다 출전 경기인 2009년의 156경기 경신과 2013년 0.423 이후 6년 만의 4할 출루율 복귀를 바라볼 만하다.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은 어쩌면 올해가 마지막 메이저리그 시즌일 수도 있다. KBO 리그를 떠나 일본과 미국에서 5시즌을 뛴 그는 국내 복귀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난해 말 털어놓기도 했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오승환은 ‘신무기’인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시범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험한다. 지난해 데뷔 이후 최다인 21홀드를 기록한 오승환은 셋업맨(마무리 바로 앞에 나오는 투수) 한자리를 다툴 예정이며 팬들은 1점대 평균자책점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최지만과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시범경기에서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인 61경기에서 기회를 잡으며 10홈런을 날린 최지만은 개막전 로스터 진입은 예약한 분위기다. 경쟁자 2~3명과 1루수나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주전 다툼을 벌일 예정이다. 음주운전 사고 파문으로 거의 2년을 날려보내고 극적으로 다시 팀에 합류한 강정호는 주전 3루수 자리를 노린다. 시즌 30홈런을 기대할 만큼 팀의 믿음은 변함없다. 강정호에게는 4년 만의 시범경기 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