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아키히토 일왕 “일본, 타국과 성의있게 관계 구축해야”

24일 일왕 재위 30년 기념식에 참석한 아베 일본 총리(왼쪽 첫번째)와 아키히토 일왕(왼쪽에서 두번째)./연합뉴스24일 일왕 재위 30년 기념식에 참석한 아베 일본 총리(왼쪽 첫번째)와 아키히토 일왕(왼쪽에서 두번째)./연합뉴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24일 자신의 마지막 재위기념식에서 일본이 성의있게 타국과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도쿄 시내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재위 3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섬나라로서 비교적 풍족한 형태로 독자적인 문화를 키워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화한 세계 속에서 밖을 향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한 가운데 (일본이) 지혜를 갖고 스스로의 입장을 확립해 성의를 갖고 타국과의 관계를 구축할 것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폐위와 함께 막을 내리는 헤이세이 시대에 대해 “근현대에서 처음으로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시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헌법에 정해진 상징으로서의 천황(일왕)상을 모색하는 길이 한없이 멀다”며 “내 뒤를 잇는 사람들이 (일왕에 대한) 시대의 상징상을 계속 보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개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없이 “자긍심 있는 일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희망에 넘쳐 자긍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갈 결의다(결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자긍심 있는 미래’라는 표현은 아베 총리가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쓰던 표현이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이번 기념식에서 직접 개헌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기념식은 오는 4월 30일 퇴위하는 아키히토 일왕의 마지막 재위기념식으로, 일왕이 거주하는 ‘황거’ 앞에는 기념식을 축하하며 방명록에 이름을 적으려는 사람들이 8천명이나 몰렸다.

한편으로는 기념식에 맞춰 도쿄(東京) 도심에서는 ‘천황제 폐지’를 촉구하는 거리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반(反)천황제 운동 연락회’ 등 단체들은 도쿄 중심가인 긴자(銀座)에서는 천황제 폐지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150명의 시민들은 “천황제는 헤이세이(平成·일본의 현재 연호)에서 끝내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가량 거리 행진을 벌였다.

집회에 참가한 아마노 야스카즈(71) 씨는 교도통신에 “천황제는 신분 차별의 상징이다. 공금을 사용해 축하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입장객을 얼굴을 통해 인증하는 시스템이 시험 도입됐다. 일본 정부는 오는 10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의 새 일왕 즉위식에서 이 시스템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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