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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소재사업 주력" SK이노, 딥체인지 잰걸음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 조감도.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096770)이 헝가리 배터리 생산공장에 9,452억원을 추가 투자하고 소재사업을 별도 분할해 경쟁력 강화를 노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규 사업 양성에 대한 의지로 기존 정유와 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려는 ‘딥체인지(근원적 변화) 2.0’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헝가리 공장 추가 투자와 소재사업 부문 100% 분사 안건을 의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제1공장에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7.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옆에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공장은 한국 서산공장을 포함해 유럽 2개, 중국 1개, 미국 1개 등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6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 전략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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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독일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유럽 현지 자동차 업체와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가 헝가리 공장에 올 초 5,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LG화학 또한 폴란드 공장 증설을 꾀하고 있어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간의 유럽 시장 쟁탈전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또 소재사업 부문을 분리해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도 나선다. 소재사업 담당 사명은 ‘SK아이이소재(가칭)’로 분할기일은 4월1일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 소재 부문은 세계 2위 규모의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및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투명PI필름 사업을 운영 중이다. 특히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투명PI 제품 ‘플렉시블커버윈도(FCW)’를 공개한 후 이달 스페인에서 진행 중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도 노재석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대표가 직접 참가해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하는 등 관련 시장 장악에 적극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올해 320만대에서 2022년에는 약 5,010만대까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돼 폴더블폰의 핵심부품인 투명PI필름 수요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소재사업 분리로 자회사가 기존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 5개사에서 6개사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전기차 배터리와 석유개발사업만 담당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빅5’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며 “무엇보다 소재사업 분리 등으로 경영 효율성이 높아져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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