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장착한 자동차가 지난해 수차례 추돌사고를 낸 데 이어 운전자까지 사망하는 사고를 또 일으키자 미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은 지난 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델레이비치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려 좌회전하던 세미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고 로이터, A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의 사고 조사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은 충돌에 이어 트레일러 밑을 지나가며 지붕이 찢겨나간 뒤 0.3마일(약 480m)을 더 가서 멈춰섰으며, 운전자인 50세 남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다만 보고서에는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 모드가 켜져 있었는지와 자동 긴급 브레이크가 작동하고 있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다.
테슬라는 이날 애도를 표하는 성명을 내고 “관계 당국과 협조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교통 당국은 플로리다주에 조사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NHTSA는 이미 지난해 1월 테슬라 차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오토파일럿을 적용한 채 달리다 소방차를 들이받은 사고를 포함해 지난해 일으켰던 교통사고 세 건을 조사하고 있으며, NTSB도 다른 세 건의 테슬라 차 관련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오토파일럿을 장착한 테슬라 차가 지난 2016년 5월 처음으로 일으켰던 추돌사고와 흡사하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당시 테슬라의 또 다른 자율주행 차량인 모델S 세단은 플로리다주 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를 켜고 달리다 역시 세미트레일러와 충돌해 밑으로 말려 들어가 지붕이 찢기며 운전자가 사망했다.
사고 이후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 밝은 하늘 배경에 있는 흰 트레일러 옆면을 감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NHTSA는 이듬해 1월 이 사안에 대해 조사를 마치며 낸 보고서에서 사고 당시 오토파일럿에 안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리콜도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가 사용 시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기능이라고 설명하면서 핸들 위에 손을 올리고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교육해왔다고 덧붙였다.
오토파일럿은 운전자가 항상 운전대 앞에 앉아있어야 하는 일종의 반자율(semi-autonomous)주행 기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