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싸도 안 올거니?” 한달 할인, 31개 국민가격, 980원 삼겹살…
수익성 악화에 골머리를 앓는 대형마트가 ‘특가 할인’이라는 심폐 소생술을 펼치며 고객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가판매, 사은품, 기획상품 등 고전적 행사는 물론 일종의 미끼상품으로 특정 제품만 지정해서 연중 릴레이로 싸게 파는 그야말로 ‘반값 행사’ 경쟁에 돌입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대형마트, 슈퍼마켓들이 일제히 대규모의 할인 특가 행사를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1일부터 한 달 내내 특별 할인행사 ‘쇼핑하라 2019’를 전국 140개 점포에서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들어 크고 작은 특별전 형태의 행사를 진행해 왔으나 대대적 할인행사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년 3월 창립 기념일을 전후해 가장 큰 규모로 할인행사를 벌여 왔으나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하게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가판매·사은품 증정·기획상품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고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이 기간 유통 트렌드는 홈플러스가 선도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우선 매주 금·토·일 3일 혹은 단 하루동안 신선·가공식품, 생활용품 중 일부 상품만 선정해 할인판매하는 ‘쇼킹 특가’를 진행한다. 1주차에는 기저귀, 황사마스크 등 생활용품과 수산물 등을 대표 상품으로 선정했다. 이 외에도 주별로 상품 22개를 골라 할인하는 ‘서프라이즈 22’, 300여개 상품을 특별 포장과 혜택을 더해 구성한 ‘쇼핑하라 스페셜 패키지’ 등 행사를 한 달 내내 연다.
대형마트 가운데 할인행사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이마트(139480)다. 올 초부터 신선식품 중심으로 생활필수품 중 특정 상품 몇 개를 지정해 매월 1·3주차에 특가로 판매하는 ‘국민가격’ 행사를 연중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4탄으로 3월 내내 31개의 국민가격 상품을 지정해 판매하는 ‘국민가격 31’을 시작했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라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최근 다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냉동삼겹살과 목살을 100g당 980원에 팔고 제주은갈치를 최대 61% 할인했다.
이마트는 국민가격 행사가 고객 유인에 효과를 봤다고 설명한다. 990원에 선보였던 활 전복은 행사기간 평소 대비 10배 이상 팔리며 역대 이마트 전복 실적 중 최단기간 최대물량 판매 신기록을 세웠다. 최근 정상가 대비 반값에 팔았던 광어회는 평소 한 달 판매 물량인 50t 가량을 일주일 만에 완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테마로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취지의 ‘품격(품질+가격)’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3일까지 ‘극한 도전’ 행사를 열어 삼겹살 100g당 980원에 판매하는 것을 비롯해 롯데멤버스 엘포인트 회원에 한해서는 미국산 소고기를 전 품목 20% 할인한다. 또한 오는 13일까지 가공식품 350여 개 품목에 대해 상품권 증정, ‘1+1’ 판매, 엘포인트 회원가 할인 등 혜택을 주는 ‘극한 혜택’ 행사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재료비와 교통비, 외식비 모두가 오를 때 내리는 것이 있다는 기치 아래 ‘생활의 답’과 ‘가성비의 답’ 섹션을 매주 운영한다. 생활의 답은 신선식품 품질을 높이고 가공식품의 상품 제안을 다루며 가성비의 답은 ‘온리프라이스’를 비롯한 자체브랜드(PB) 중 다양한 상품을 제안한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봇물 터지듯 할인행사를 벌이는 건 악화된 수익성과 무관하지 않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14조9,242억원으로 전년대비 3.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6.4% 감소한 4,893억원을 보였다. 롯데쇼핑(023530)의 할인점부문인 롯데마트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0.1% 줄어든 6조3,710억원, 영업이익은 84억원으로 79%나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