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시그널]생보신탁 다시 M&A 매물로…NH금융 vs. 우리금융 붙는다

신규인가 탈락 NH, 우리 금융과 기존업체 인수 경쟁

국제신탁은 우리금융이 인수협상중

생보부동산신탁도 지난해 매각 불발로 재매각 추진

정부가 10년 만에 부동산신탁 신규인가를 결론 지으면서 낙마한 NH농협금융지주는 기존업체 인수 경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특히 이미 인수 작업을 벌이고 있던 우리금융지주(316140)와 한 판 붙을 전망이다. 매물로 등장한 국제자산신탁과 매각이 불발된 생보부동산 신탁 등 중소형 신탁사들은 지금부터가 몸값을 올릴 적기로 보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금융지주는 김광수 회장이 직접 챙긴 신규인가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기존 신탁사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생보부동산신탁이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이 매각을 추진했던 생보부동산신탁은 지난해 8월 부동산개발업체인 진원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생보부동산신탁은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이 각각 50%의 지분율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와 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추진했다. 그러나 삼성생명과 달리 교보생명은 지분 매각에 부정적이어서 경영권 인수를 원했던 두 후보는 인수를 포기했다. 진원이앤씨의 인수과정에서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간 조율에 실패하면서 매각 무산으로 이어졌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이 국제자산신탁 대주주와 89.86% 중 경영권 해당 지분인 50%+1주 인수를 논의하고 있으나, 실패할 경우 생보부동산신탁 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생보부동산신탁은 모회사인 교보생명의 신창재 회장이 사모펀드(PEF) 어피니티 등 재무적투자자와 분쟁을 벌이고 있어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보생명의 최대주주인 신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의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처지인데, 자회사 매각 역시 여기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업계는 앞으로 신규인가 탈락자를 중심으로 중소형 신탁사 인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신탁사 11개 중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는 각각 신탁사를 갖고 있고, 생보부동산신탁 인수에 실패한 신한금융지주도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모든 부동산 개발사업에는 명의 문제가 발생할 수 없게 신탁사를 끼고 진행하는데 대형금융지주사는 신탁사를 갖고 있으면 은행을 통해 자금을 대출하는 동시에 가만히 앉아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 “최근에는 재개발 사업을 조합 없이 신탁사가 주도할 수 있게 되는 등 규제도 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신탁 업계에서는 2014년 4,753억원에 불과했던 수주잔액이 2018년 1조 4,492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수수료 수익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내리막에 접어들면서 신탁사 전성시대도 끝났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장 1,000세대 등기부를 떼보면 전부 대출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은 부동산 개발업자가 이익을 빨아들이는 구조지만 앞으로 2~3년 내 거품이 꺼지면서 악성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다.
/임세원 조윤희기자 why@sedaily.com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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