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뱅, 체크카드 '잠식'...긴장하는 카드사

지난해 말까지 647만장 발급

월 평균 50만장 늘어 급성장

수수료 타격 카드사 또 '악재'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이 급증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에다 최근 금융당국이 비금융사 간편결제 사업자에도 소액신용 기능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카드사의 도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수는 지난해 말 647만장으로 같은 해 6월 487만장보다 160만장 증가했다. 지난 2월에는 700만장을 돌파했다. 매달 평균 50만장이 늘어날 정도로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1위인 신한카드 체크카드는 지난해 말 2,168만장으로 같은 해 6월 말(2,186만장)보다 18만장이 줄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6월 1,930만장에서 11만장이 줄어든 1,919만장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같은 기간 1,089만장에서 1,072만장으로 17만장이 줄었다. 주요 카드사 중에는 우리카드만 1,237만장에서 1,242만장으로 5만장 늘었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수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연내 하나카드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12월 모임통장 출시로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체크카드 발급 수도 급속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카카오뱅크 가입자 10명 중 8명이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10여년 동안 고객 인프라를 구축해온 시중은행 계열 카드사들을 출범한 지 만 2년도 안 된 인터넷은행이 따라잡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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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은 수익성이 거의 없는 체크카드 대신 신용카드 시장에 신경을 써왔지만 막상 체크카드 시장마저 카카오뱅크가 잠식해 들어오자 긴장하는 분위기다. 수수료 인하에다 각종 페이에도 외상결제를 허용하는 등 정책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체크카드 시장마저 내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체크카드를 처음 출시할 때만 해도 카드 업계에서는 “카카오 캐릭터 때문에 일단 발급은 받고 정작 쓰지는 않아 카카오뱅크 측의 비용만 늘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혜택을 주며 체크카드 시장을 크게 늘려 가자 카드사들이 당황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가 체크카드 시장에 이어 신용카드 사업까지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체크카드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와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통한 간편결제 시장 공략을 우선으로 삼고 신용카드 사업 확대를 서두를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향후 신규 인터넷은행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신용카드를 출시하도록 문은 열어둔 상태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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