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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양매도 ETN을 고민하는 투자자를 위하여

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알파전략팀장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알파전략팀장



투자의 기본은 낮은 리스크와 높은 수익률일 것이다. 모든 투자자의 꿈이다. 하지만 투자 현실은 냉혹하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투자는 다단계와 같은 사기 정도밖에는 없을 것이다.

점차 투자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상품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ELS 상품별로 조건은 조금씩 다르지만 최초기준가격의 50% 하락이 없으면 대략 5~7%의 쿠폰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런 조건에 대한 투자자의 만족도는 다를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적당한 수익률에 리스크를 낮추려고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투자자의 변화에서 기인했다는 판단이다. 고령화의 진행과 함께 연금성 자산의 증가가 배경이다. 또한 PB를 축으로 한 신탁상품의 급증도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했다. 기대수익률을 낮춘 대신 안정성을 보강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투자환경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한 상품은 양매도 상장지수채권(ETN)이었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거의 유사한데 증권사의 신용으로 발행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양매도 ETN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옵션 전략매매에 대한 기초지식이 요구된다.


옵션은 방향성 매매인 선물과 다른 특징이 있는데 바로 변동성이다. 변동성이란 기초자산 움직임의 속도를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면 특정 기간에 얼마나 빠르게 상승 혹은 하락하는지에 대한 베팅이다. 바로 양매도의 ‘양’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의미하며 ‘매도’는 변동성 하락 포지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변동성이 하락할 때, 즉 기초자산의 움직임이 둔화될 때 수익이 나는 전략이다. 반대의 개념은 양매수 전략이다. 양매도 ETN의 기초지수를 통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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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일반적인 양매도 ETN의 기초지수는 N% OTM이다. N%는 현재 지수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일반적으로는 5%를 사용한다. 현재 지수가 100포인트라면 행사가 105포인트의 콜옵션과 행사가 95포인트의 풋옵션을 매도한다. 한 달 후 만기에 기초지수가 95~105포인트에서 위치할 경우 매도한 가격만큼의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옵션 매도의 이론적 손실은 한 달간 지수 등락률에 비례하나 현실적으로는 무한대에 가깝다. 이로 인해 양매도 ETN을 고위험으로 간주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양매도 후 극외가격 옵션을 매수하는 콘도르 매수 형태의 양매도 ETN이 다음 타자로 등장했다. 마지막 형태는 변동성에 연동된 양매도 ETN이다. 앞서 전략이 기계적으로 일정 구간을 설정한 후 기다리는 형태라면 변동성지수를 통해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구간을 정하는 방식이다. 변동성 매칭형 혹은 변동성 추세 추종형이라는 이름의 양매도 ETN이 여기에 해당한다.

옵션 전략매매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어 다소 어렵고 옵션 매도의 특성상 리스크와 관련한 논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강조하고 싶은 대목은 바로 투자환경의 다양성이다. 양매도 ETN이라는 쉽지 않은 상품이 1조원 이상 판매될 정도로 금융상품시장은 빠르게 성숙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양매도 ETN에 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를 통해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파악하자는 것이 이번 투자의 창의 주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알파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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