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베네수엘라 과이도, 4일 체포 위협 속 귀국... "희망은 죽지 않을 것"

파나마 거쳐 카라카스 입국.. "'대통령 환영' 인사 들었다" 밝혀

귀국 뒤 곧장 집회 참석...지지자들에 9일 반정부 시위 참여 촉구

'임시대통령' 지칭한 후 마두로와 대립각.. 임시물품 반입으로 갈등 고조

유엔의 평화 중재 속 베네수엘라 정치 갈등 어디로 갈까 촉각

무대 구조물에 올라가 지지자들의 귀국 환영에 인사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연합뉴스무대 구조물에 올라가 지지자들의 귀국 환영에 인사하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연합뉴스



베네수엘라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4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 속에 귀국했다. 과이도 의장이 귀국함에 따라 지난달 원조 물품 반입 시도로 불거진 마두로 정권과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양상이다.

로이터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의 환영 속에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의 마이케티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귀국하자마자 지지자들을 만나러 카라카스 동부 라스 메르세데스 광장으로 달려간 그는 “희망이 생겨났고 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이 베네수엘라의 변화를 달성하기 위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늘 작은 승리를 기념할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하며 “모든 베네수엘라인은 다시 길거리로 나와달라”고 외쳤다. 9일 열릴 반정부 시위에 대해 다시 동참해줄 것을 거듭 촉구한 것이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귀국 전까지 구체적인 귀국 시간과 동선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순방국인 에콰도르의 해안도시 살리나스를 떠난 뒤 파나마를 거쳐 카라카스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귀국 전 트위터를 통해 “나는 귀국을 선언한다”면서 “나는 도착하자마자 독재자가 어떤 길을 가든지 간에 우리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베네수엘라 매체인 엘 나시오날에 “이민 당국 관리들이 나에게 ‘대통령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입국을 허용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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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은 과이도 의장의 도착에 앞서 당국이 공항 접근을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NTN24 방송은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의 대사들이 공항으로 과이도 의장을 마중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의 귀국을 환영한다는 의사를 선명하게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과이도 의장이 공항에 도착한 직후 트위터를 통해 ”과이도의 안전한 귀국은 미국에 가장 중요하다“면서 “과이도에 대한 어떠한 위협과 폭력, 협박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과이도의 신변이 위협된다면) 즉각적이며 심각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두로 정권의 체포 위협 가운데 과이도 의장이 귀국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갈등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천연자원 이권을 노리고 정권 전복을 꾀하는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칭하며 귀국하면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월 23일 과의도 의장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둘 사이의 갈등은 가중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작년 대선이 유력 후보들이 가택연금과 수감 등의 이유로 선거에 출마할 수 없었기에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자신이 인도주의 원조 물품 반입 마감 시한으로 제시한 지난달 23일을 하루 앞둔 22일 구호품의 국내 반입을 진두지휘하려고 베네수엘라 대법원의 출국금지 명령을 어기고 콜롬비아 국경을 넘었다. 그러나 구호품 반입은 군의 봉쇄로 좌절됐으며, 이 과정에서 유혈 충돌이 발생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50여 개국은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으나 러시아, 중국, 쿠바, 터키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며 맞서고 있다. 유엔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 도출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갈등을 풀 수 있는 해법은 정치적 대화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앞서 베네수엘라 측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중재를 자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과이도 의장의 귀국을 두고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국내외 정치 행위자들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신화인턴기자 hbshin1207@sedaily.com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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