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원경희 혜인 회장 “산업장비 공급 60년...비결은 무한책임”

불도저 등 건설기계 수입 판매

물류센터 설립·운영까지 컨설팅

토털 솔루션 업체로 도약하겠다




경부고속도로가 착공되던 지난 1968년. 땅을 밀고 고르는 불도저와 모래 골재를 상차하는 휠로더 등 각종 건설장비가 가장 먼저 필요했다. 건설기계라는 장비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400㎞가 넘는 공사현장에 불도저와 휠로더를 공급한 회사가 바로 혜인(003010).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 회사는 건설과 토목을 비롯해 국내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기계와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원경희(74·사진) 혜인 회장은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진다는 사명을 가지고 일한 것이 기업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1960년 창업한 혜인은 내년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혜인은 경부고속도로 공사 때 미국 캐터필러의 불도저와 휠로더를 들여와 공사현장에 공급한 것을 계기로 오랜 기간 발전해 온 건설기계·동력장비 수입·판매 기업이다. 혜인은 캐터필러, 융하인리히, 에피록 등 해외 브랜드 건설기계·물류장비, 엔진·발전기를 건설과 토목, 광업 등 각종 산업현장에 공급한다.

2세 경영자인 원 회장은 1973년 혜인에 사원으로 입사해 47년째다. 그러나 회사의 60년 역사가 그렇게 길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는 “사람은 80~90년으로 어느 정도 수명이 정해져 있지만 기업은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회장이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는 것은 인재다. 원 회장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특히 기술인재인 만큼 앞으로도 변함없이 사내 교육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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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비를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급한 장비를 제대로 정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에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원 회장의 철칙이다. 실제로 혜인은 매년 직원들을 미국, 독일, 싱가포르, 중국 상하이·베이징 등 해외 브랜드의 본부에 보내 교육을 받게 한다.

원 회장은 올해 물류사업 확대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주 고객인 건설·토목기업이 대부분 물류센터를 소유하고 있는데 최근 물류센터들이 대형화되면서 자동화시스템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류센터에 지게차 등 물류장비를 판매하는 것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고객의 화물 규모와 시장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종합 물류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20년 이상 혜인과 거래하고 있는 독일 융하인리히가 유럽에서 쌓은 물류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해 차별화된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원 회장은 “매년 독일을 방문해 물류센터를 둘러보는데 수백 대의 지게차가 자동으로 돌아다니는 현장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며 “그 동안은 완성된 물류센터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혜인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물류센터 설립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함께하는 창고관리시스템(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 공급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혜인은 올해 초 ‘물류장비팀’을 ‘물류장비사업본부’로 승격시킨 데 이어 인원도 올해 말까지 2배 가까이 늘릴 예정이다.

원 회장은 혜인 자체의 경쟁력 강화와 브랜딩 구축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간 쌓은 장비운용 노하우와 기술력,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토털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원 회장은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딜러사이기 때문에 혜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혜인 자체의 기업 브랜드만 보고도 혜인이 공급하는 시스템과 장비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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