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그리스 아테네의 동부 휴양도시 마티를 휩쓴 역대 최악의 산불로 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그리스 검찰이 주지사와 2명의 시장 등 20명을 일괄 기소했다. 검찰은 사망자 대부분이 도로 등 도시 기반 시설이 복잡한 탓에 제때 대피하지 못한 것을 이번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그리스 검찰이 주지사, 시장 등 20명에 대해 직무태만에 따른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292쪽에 달하는 수사결과 보고서를 함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리스 검찰은 당국이 도시 계획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때문에 100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산불을 피하지 못한 채 숨졌다고 판단했다. 도시 기반 시설이 복잡한 탓에 대피로를 제때 찾지 못한 것이다. 아울러 검찰은 늑장 대응과 구조작전 당시 상호 협력의 부재도 지적했다.
그리스 검찰의 기소 대상은 피해 지역의 주지사를 비롯한 시장들이다. 이들은 기소 내용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정부는 화재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방화와 전임정부 시절 들어선 마구잡이 식 무허가 건물을 지목하며 반박했다.
한편 그리스 사법 시스템이 두고 있는 몇 가지 사전 절차에 따라 기소 대상자 모두가 재판을 받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스 검찰은 수사 담당 치안판사가 기소내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