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토익 쏠림 현상에 응시자 급감…텝스 시행 20년 만에 첫 적자

텝스 응시생 8년 만에 25% 수준으로 하락

“취업하려면 토익 봐야죠. 텝스는 하면 좋은 거고요”




서울대가 개발한 ‘토종 영어시험’이라고 불리던 텝스(TEPS)가 1999년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한때 70억 원 규모의 흑자를 내던 시험이 20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텝스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응시인원이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고, 지난해 뉴 텝스(New TEPS)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발생해 적자가 발생한 것 같다”고 적자 원인을 설명했지만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적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시험 응시인원은 가장 많이 몰렸던 때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텝스 시험은 시행 후 응시인원이 꾸준히 늘며 2010년에는 총 50만 명이 시험에 응시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영어 시험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텝스 시험 응시자 규모는 2010년 정점을 기점으로 점차 줄기 시작하며 2014년에는 이에 절반 수준인 24만 명까지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2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응시자 수가 가장 높았던 2010년에 비하면 8년 만에 응시인원이 25%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텝스 관리위원회 측은 학령인구 감소와 중·고교 생활기록부상 공인영어성적기록 금지 등 입시제도가 변화한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블라인드 채용 또한 응시자 감소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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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텝스와 함께 대표 영어공인시험으로 꼽히는 토익을 준비하는 것이 투자 대비 고효율이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최승원(26세) 씨는 “텝스는 아무래도 난도가 비교적 높다 보니 스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수를 만들기까지 시간을 투자하는 게게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기업에 쓰기에는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수치가 중요한데, 텝스의 경우 고득점 하기엔 비교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이혜주(25세)는 처음부터 토익만 준비했다고 전했다. 텝스는 ‘서울대 시험’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기업들 또한 토익을 기본으로 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익=기본, 텝스=플러스 알파”라는 공식이 취준생들 사이에서 세워진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텝스 관계자는 공무원 시험 등에서 텝스-토익 시험 간 환산점수가 토익에 유리하게 설정된 지점을 꼬집으며 수험생들이 토익 시험으로 몰리는 ‘토익 쏠림’ 현상도 지적했다.

인사혁신처는 7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 기준 점수로 토익 700점과 텝스 625점(뉴 텝스 340점)을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텝스 측은 토익 700점에 해당하는 텝스 점수는 625점보다 훨씬 낮은 555점(뉴 텝스 300점)으로 보고 있다.

텝스 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 설정된 토익-텝스 환산점수가 10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으면서 수험생들이 점수 취득에 용이한 토익 시험으로 몰린다”며 “두 시험의 난이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환산점수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윤 인턴기자 kitty4199@sedaily.com

최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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