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7일 만났다. 이날 회동에는 임 전 실장과 함께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남요원 전 문화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가 당에 복귀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1기’ 참모를 ‘격려하는 자리’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지만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복귀에 정치권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 정가는 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총선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 전 실장과 백 전 비서관이 당과 청의 교량 역할을 담당하며 공천 조율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이 추진하는 공천과정에서 청와대 정무라인이 직접 의견을 표출하기보다 당에 복귀한 임 전 실장과 백 전 비서관이 역할을 하는 편이 자연스럽다는 견해다. 다만 임 전 실장이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 전 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 특임외교 특보인 상황에서 당장 당직을 맡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인재영입 등 총선 승리를 견인하기 위해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본인 스스로 원내 입성을 위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 전 실장은 회동 직전 기자들을 만나 “어느 때보다 당청 간에 소통과 협의를 통한 신뢰가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며 “역할이 있다면 뭐든 헌신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백 전 비서관은 당으로부터 인재영입위원장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제는 임 전 실장과 백 전 비서관 모두 지난 2012년 총선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당시 총선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이명박 정부 실책 등으로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됐지만 ‘친노’ 중심의 공천 파동으로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때 친노로 분류되는 한명숙 전 총리가 2012년 당 대표를 맡았으며 임 전 실장은 사무총장, 백 전 비서관은 총선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친문이 책임지고 총선을 치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당청 간에 형성된 것 같다”며 “하지만 공천 과정에서 친문 인사들이 2012년 공천 파동과 같은 일을 반복한다면 당내 갈등은 극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