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창업박람회인 ‘제45회 프랜차이즈서울’이 개막한 지난 7일. 지난해에 이어 인건비를 절감해주는 ‘무인(無人)’ 매장이 참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무인 편의점을 선보이는 부스 앞에서 만난 50대 정모 씨는 “아내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박람회장을 방문했다”면서 “최저임금이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종업원이 필요 없고 관리도 상대적으로 편한 업종 위주로 상담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람회가 열린 지난 3일간, 정 씨와 같은 관람객 수는 총 25,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박람회(22,208명)보다 늘어난 규모로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보여줬다.
북적이는 인파 속, 참관객들이 몰리는 곳은 두 분류로 나뉘었다. 한쪽은 무료 시식회를 진행하는 곳, 다른 한쪽은 무인 시스템을 내건 부스였다. 올해 설립된 ‘브이디 컴퍼니’의 무인 편의점 ‘더편24’가 대표적이었다. 관람객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결제수단을 등록한 후, 큐알코드를 찍고 매장으로 입장한다”는 설명을 들은 후 편의점처럼 꾸민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상품을 여러 개 집어 부스 밖으로 나가자 휴대폰 화면에 결제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떴다. 기존 편의점의 무인 점포와 달리 제품의 바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거나 셀프 결제 테이블에 상품을 올려 놓을 필요가 없었다.
매장 안에서 제품을 먹어도 자동으로 결제된다. 상품을 등록할 때 무게와 이미지 정보 등을 입력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손님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먹어도 중력센서가 탐지하기 때문에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보고 결제가 된다”면서 “올해 안에 직영점을 내고 가맹점 영업은 내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매장을 누비며 서빙을 돕는 지능형 운반 로봇 ‘Pudobot(푸도봇)’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사용자가 입력한 경로를 따라 주문된 음식을 테이블로 전달한다. 장애물도 피할 수 있다. 관계자는 “아직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았지만 중국에서는 1위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의 매장에서 이 로봇이 서빙을 한다”면서 “인건비를 절감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여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기”라고 소개했다.
무인 스터디 카페 8개 가량의 브랜드가 참여해 여전히 높은 관심사를 반영했다. 박람회 참여 전체 브랜드가 약 50여 개 줄어든 가운데, 무인 스터디 카페의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한 회사 관계자는 “전국 300여개의 무인 스터디 카페가 운영 중이라 아직 블루오션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독서실 총무 대신 무인 키오스크가 좌석 선택, 결제를 대신해주기 때문에 점주는 청소에만 신경을 쓰면 된다”고 말했다.